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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되찾은 날도 거리 내몰린 노동자들…현안 해결 촉구

63년 만에 '노동절'이란 명칭을 되찾은 5월 1일, 노동절 기념식에서 양대노총 위원장들은 거리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강조하며 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우창코넥타, 한국옵티칼, 세종호텔 등 여러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해고·해직에 맞서 장기간 투쟁 중이다.

63년 만에 '노동절'이란 명칭을 되찾은 5월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의 분위기는 축제 같지 않았다. 양대노총 위원장들은 노동절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거리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현안 해결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노동절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명칭 복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거리에서 진행되는 노동자 투쟁의 규모와 심각성은 상당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우창코넥타의 노동자들은 지난 1월 퇴근 2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집단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가 파산했다는 일방적인 통보에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달 22일 천안에서 출발해 국회와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감행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오체투지를 이어가며 자신들의 절박함을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항의를 넘어 생존권을 걸고 벌이는 투쟁이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사건은 노동자 투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2년 공장 화재로 인한 희망퇴직 강요에 저항한 17명의 노동자가 해고당했고, 금속노조 한국옵티칼지회 박정혜 사무장은 복직을 요구하며 600일간 고공농성을 감행했다. 지난해 8월 땅으로 내려온 후에도 박 사무장을 포함한 조합원 7명은 여전히 회사로 돌아가지 못한 채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은 채 투쟁을 계속해야 하는 현실은 한국 노동 환경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세종호텔에서는 2021년 코로나19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여전히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 지부장이 다른 해직 교사의 복직 투쟁을 함께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념식 축사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처지가 노동절 하루에 이름이 바뀌었다고, 오늘이 휴일로 바뀌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한국옵티칼, 세종호텔, 지혜복 교사 등 해고·해직 투쟁 중인 노동자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절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며 "돈벌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어야 노동절이 더욱 의미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두의 노동절 거리축제' 개회사에서 "일하러 나가서 다치지 않고 돌아오고,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으며, 어떤 형태로 일하든 보호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일하는 모습은 달라도 그들의 존엄한 가치는 다르지 않다"며 노동부가 모든 일하는 사람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벌어지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정부의 약속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2024년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인 이수기업으로부터 집단해고된 노동자들도 여전히 투쟁 중이며, 노동절이 명칭만 회복된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