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동차 부품 대출 사기 1000억원 규모…금감원 전수조사
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에서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담보 대출 상품을 악용한 1000억원 규모의 사기 사건이 적발됐다. KB저축은행도 유사 사기로 45억원 손실을 입었으며, 금감원이 업계 전수조사에 나섰다.

저축은행업계에서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규모 사기 사건이 적발되면서 금융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담보 대출 상품에서 사기 정황을 인지하고 금융감독원에 자진 신고한 후 해당 상품 취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번 사기 사건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KB저축은행에서도 유사한 사기로 45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기의 구조는 자동차 수리 시스템을 악용한 정교한 수법으로 드러났다. 정상적인 상품 운영 방식은 자동차 부품업체가 보험개발원의 차량 수리비 청구 및 손해사정 시스템(AOS)을 통해 부품 수리비 견적을 받으면 저축은행이 이를 매출채권으로 인정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후 수리가 완료되면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으로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사기에 가담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부품 수리비 견적을 허위로 작성한 후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부 사기 업체들이 특수목적법인(SPC)까지 설립해 조직적으로 사기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 사기를 넘어 체계적인 금융사기 조직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누적 대출 취급액은 약 300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약 2000억원은 이미 회수된 상태다. 따라서 최종 손실액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웰컴저축은행뿐 아니라 KB저축은행도 같은 수법의 사기 피해를 입었으며, KB저축은행은 지난 1월 45억원의 손실을 공식 공시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한 조치에 나섰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웰컴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현장 검사를 완료했으며, 현재 KB저축은행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다른 저축은행들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대비해 업계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기 행각이 특정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퍼져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웰컴저축은행은 사건 수사를 위해 경찰에 고소 조치를 취했으며, 사기 업체들의 자산에 대한 가압류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사기 혐의를 받는 업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저축은행의 부실 심사 및 감시 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금융업계 전반의 위험관리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같은 특수 대출 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 체계 개선과 저축은행들의 자체 점검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