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 10만명 취업 지원…'공공 일자리 확대' vs '단기 일자리 양산' 논란
정부가 청년 10만명을 대상으로 K뉴딜 아카데미, 공공부문 일경험 프로그램 확대, 취업 지원금 지급 등 대규모 청년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실질적 업무 없는 '독서실 인턴' 양산과 단기 일자리 확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청년층의 고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청년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민관합동 청년뉴딜 보고회'를 개최하고 총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올해 1분기 청년층 고용률이 43.5%로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청년 고용 한파를 반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훈련 프로그램과 공공부문 일경험 프로젝트 확대, 취업 지원금 지급 등 다층적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뉴딜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대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직접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하는 'K뉴딜 아카데미'를 1만명 규모로 신설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훈련 내용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정부는 훈련비와 참여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훈련 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 훈련 시간은 400시간 이상만 충족하면 기업이 세부 계획을 독립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둘째,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커리큘럼으로 단기 집중교육을 제공하는 '청년도약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기존 재학생 4000명에서 비재학생 구직청년 4000명으로 확대한다. 첨단인재형과 실전인재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비전공자도 초급 과정부터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셋째, 공공부문 일경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정부는 국세·국세외수입 체납자의 생활실태를 확인하는 실태확인원 9500명과 농지투기 근절을 위한 농지전수조사 인력 4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전체 실태확인원의 약 30%가 청년층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사회적기업 등 사회연대경제조직을 통한 일경험 프로젝트에 2500명을 배치하고, 공공기관 청년인턴 사업 규모도 전년 대비 3000명을 늘린다. 결과적으로 공공부문 일경험 기회는 최대 2만3000개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이러한 경력을 '고용24'라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통해 인증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취업경험이 없는 청년들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내 청년특화트랙을 3만명 규모로 신설하여,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이면서 재산이 5억원 이하인 청년은 취업 경험이 없더라도 최대 6개월간 월 6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2년 내 취업 경험자만 이 제도의 대상이었으나, 정부가 조건을 완화하여 경력 공백이 있는 청년들도 지원할 수 있게 개선한 것이다. 이는 일명 '쉬었음 청년'으로 분류되는 고용취약층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입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가장 큰 비판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가 '독서실 인턴'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독서실 인턴은 실제 업무 없이 사무실에만 나가는 공공기관 일자리를 지칭하는 은어로, 청년들이 진정한 직무 경험을 쌓지 못한다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인턴 경험이 있는 이모(28)씨는 "당시 제대로 된 일거리가 없어 사무 작업만 잠깐 돕고 토익 공부를 했다"며 "일경험 공급을 늘린 건데 그에 맞게 업무도 늘어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국세 체납 실태확인원 9500명분의 업무가 새로 생기지 않았는데 채용만 늘어나면, 상당수 인원이 내실 있는 업무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도 정책의 한계를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공공이 마중물이 돼 일자리 공급을 늘리는 것은 일정 부분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단순 단기 일자리 확대여서 구직 단념 청년으로 분류되는 '쉬었음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불러오는 근본적 대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임시방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청년들이 공공부문의 단기 일자리를 거쳐 민간 기업으로의 진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고용 미스매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 청년층의 고용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아니면 단기적 통계 개선에 그칠지는 정책 이행 과정과 그 결과를 통해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