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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찰스 3세, 백악관 만찬서 '특별한 관계' 강조하며 유머 교환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역사와 현재를 놓고 위트 있는 발언을 주고받으며 '특별한 관계'를 강조했다. 국왕은 1944년 진수된 영국 잠수함 'HMS 트럼프'의 종을 선물하며 양국의 오랜 동맹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양국의 오랜 동맹 관계를 강조하며 서로를 겨냥한 위트 있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찰스 국왕은 만찬 중 건배 인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방위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을 언급하며 역설적인 농담을 던졌다. 국왕은 "최근 대통령께서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유럽 국가들이 독일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감히 말씀드린다면 미국이 없었다면 당신들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찰스 국왕의 발언은 북미 대륙의 식민지 시대 영국과 프랑스의 패권 경쟁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250년 전 미국 독립 이전 영국과 프랑스는 북미 대륙의 통제권을 놓고 벌인 식민지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영국이 우위를 점했던 역사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독일어와 약간의 일본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찰스 국왕의 이러한 발언은 가볍고 친근한 톤으로 전달되었으며, 런던과 워싱턴 간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찰스 국왕은 백악관 동쪽 건물 개조 공사를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이어갔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4억 달러 규모의 대형 연회장 건설을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 영국도 1814년 백악관의 부동산 개발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1814년 영국군이 미국-영국 전쟁 중 백악관에 불을 지른 역사적 사건을 우아한 표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국왕은 또한 이번 만찬이 "1773년 식민지인들이 영국산 차를 바다에 버린 보스턴 차 사건보다 훨씬 나은 개선"이라는 농담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어머니를 둔 영국 왕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날 만찬에서도 대부분의 유머를 국내 정치 상황에 집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국왕이 오늘 의회에서 멋진 연설을 했다고 축하드린다. 그는 민주당원들을 일어나게 했는데, 나는 그걸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자신의 공화당 중심 정치 기반을 대조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양국 지도자 간의 친밀한 관계와 상호 존중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찰스 국왕은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진수된 영국 잠수함 'HMS 트럼프'의 종(bell)을 선물한 것이다. 국왕은 "이것이 우리 두 나라의 공유된 역사와 빛나는 미래에 대한 증거로 서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전달했다. 이는 이란 전쟁 문제를 놓고 키어 스탈머 영국 총리의 이란 대항 활동 거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이후, 영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외교적 '매력 공세'를 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양국 간의 이러한 따뜻한 상호작용은 이란 긴장 상황 속에서도 영미 동맹의 견고함을 대외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