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 수익률 2.5배 격차, 삼성전기 편입 여부가 갈랐다
4월 들어 국내 반도체 ETF들의 수익률이 18%대에서 45%대까지 최대 2.5배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기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ETF들이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반면, 분산 투자 전략의 ETF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라도 투자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최대 2.5배까지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4월 들어 국내 반도체 ETF 3개가 40%를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45.55%에 달했다. 같은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투자자들의 선택이 수익률에 직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한 ETF들을 살펴보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45.55%로 1위를 기록했으며, 'ITF K-AI반도체코어테크'가 42.31%, 'HANARO Fn K-반도체'가 40.00%로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권 ETF의 공통점은 인공지능(AI) 서버 기판 수급 부족에 수혜를 입은 삼성전기를 포트폴리오의 최상단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특히 ITF K-AI반도체코어테크는 삼성전기의 비중을 30%를 넘게 설정해 삼성전자(20.10%)와 SK하이닉스(22.18%)보다 높은 가중치를 부여했다. HANARO Fn K-반도체와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도 삼성전기를 각각 24%, 18% 수준으로 편입해 높은 집중도를 유지했다.
삼성전기의 주가가 4월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이 이러한 수익률 격차의 핵심 원인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로,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사양 기판의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유리기판의 선두주자로서 주목받게 되었다. KB증권은 최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105만원까지 상향 조정했으며, KB증권 연구원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패키징 기판 등 AI 핵심 부품의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가 빠르게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분석이다.
반도체 소부장 섹터의 다른 수혜주들도 ETF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한미반도체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ACE AI반도체TOP3+'는 4월에 32.6% 상승했는데, 이는 반도체 패키징 장비라는 또 다른 병목 구간에 베팅한 결과다. 이처럼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병목 지점을 포착하고 관련 기업에 투자한 ETF들이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RISE AI반도체TOP10'은 같은 기간 18%대의 상승에 그쳤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31%로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했으며, 삼성전기 같은 특정 수혜주에 집중하기보다는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고르게 투자하는 전략을 취했다. 결과적으로 상승장에서 강세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상승 탄력을 제한한 셈이다. 이는 분산 투자가 리스크를 줄이는 반면, 강세장에서는 수익률 극대화 측면에서 제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AI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향후 투자 성과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특정 수혜주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분산 투자의 안정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성향과 위험 허용도에 따라 집중 투자와 분산 투자 사이의 균형을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