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경제

고유가 지원금 신청 17% 수준…카드사들 마케팅 경쟁 외면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됐지만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마케팅 경쟁을 펼치지 않고 있다. 첫날 신청률은 17.1%에 그쳤으며 선불카드 중심으로 다양한 수단이 사용되고 있다.

고유가 지원금 신청 17% 수준…카드사들 마케팅 경쟁 외면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신청이 진행되고 있지만, 카드업계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매우 조용한 상태다. 지난 27일 1차 지급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신청자가 1차 대상자 322만7000명 중 17.1%에 해당하는 55만2900명에 그쳤으며, 카드사들도 과거 재난지원금 때처럼 경품과 캐시백을 앞세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와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지원금의 구조적 특성이 카드사의 적극적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익성 문제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가맹점, 즉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약국 등에서만 사용 가능하도록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영세 가맹점에서의 거래는 카드사가 획득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이 극히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지원금의 선지급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 전용 전산 시스템 구축, 상담 인력 배치, 알림 서비스 제공 등 모든 추가 비용을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결국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은 거의 없으면서 비용만 발생하는 사업이 되는 셈이다.

현재까지의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지급 수단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낮 12시 기준 신청자 55만2900명 중 선불카드가 약 22만9000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신용·체크카드는 19만8000여명, 지역상품사랑권 모바일·카드형이 9만2000여명, 지류형이 3만1000여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 신용·체크카드가 전체의 7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다른 분포다. 수단의 다양화 현상은 카드사들이 특정 카드 상품으로의 집중 유도를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동시에 지급된 지원금 규모는 3조160억원에 달했다.

지역별 신청률의 편차도 눈에 띈다. 전남 지역의 신청률이 32%로 가장 높은 반면, 인천, 제주, 대전, 경기 지역은 각각 14%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는 주민센터 접근성, 고령층 비율, 지원금에 대한 인식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의 신청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아, 향후 정부의 집중적인 홍보와 신청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차 지급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 총 322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에게는 45만원이 지급되며,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추가로 1인당 5만원을 더 받게 된다. 카드사들이 별도의 대규모 이벤트나 혜택 경쟁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신청 시스템부터 사용까지 가능한 기본적인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청 진행 과정에서 시스템 안정성과 고객 편의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카드사의 소극적 태도가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재난지원금이나 소비쿠폰과 달리 고유가 지원금은 영세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어, 카드사의 수익 창출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카드사의 추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