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항소심서 징역 4년 선고,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공동정범 인정
서울고등법원은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으며, 원심과 달리 시세조종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 수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으나,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무죄를 유지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는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씨에 대해 1심보다 가중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외부자'로 판단한 김씨를 시세조종에 적극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재판단했으며,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 수수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는 원심과 달리 공모관계를 명확히 인정한 것으로, 향후 대법원 상고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가 공동정범을 인정한 핵심 근거는 김씨가 2010년 10∼11월 블랙펄인베스트에 20억원이 들어 있는 증권계좌를 제공한 행위였다. 재판부는 이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가 매도되었으며, 이는 명백한 시세조종 가담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씨가 블랙펄 측과 수익의 40%를 나눠주기로 약정한 사실이다. 재판부는 "이는 시장 상황에 따른 주가 상승 외에 블랙펄 측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주가 상승에 대한 대가였음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씨는 제공된 계좌가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가 공모관계 부정의 근거로 제시했던 '블랙펄과의 수수료 다툼'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수의 공범이 순차적으로 가담하는 시세조종 범행의 특성상 공범들 사이에 정산 내지 이익 배분을 앞두고 서로 속고 속이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며 "정산 과정에서의 수수료 문제 등으로 인한 다툼은 공범들 사이의 이익 배분에 관한 다툼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외부자' 판단을 명확히 번복한 것이며, 공모의 존재를 강하게 시사하는 판단이다.
공소시효 판단도 원심과 달라졌다. 1심은 2010년 10월∼2011년 1월의 범행이 10년의 공소시효를 지났다고 봤으나, 항소심은 "시세조종 행위는 단일하고 계속된 범행으로 일정 기간 계속 행해진 만큼 포괄해 하나의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며 공소시효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다.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은 1심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1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한 달 전인 2022년 4월 받은 첫 번째 샤넬 가방(802만원 상당)에 대해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김씨가 묵시적 청탁을 인지했으며, 단지 향후 친분 형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속에서 시가 800만원이 넘는 가방이 교부·수수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통일교와의 유착관계를 법원이 명확히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여론조사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같은 날 항소심에서는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치자금은 단순한 정치활동의 지원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특정 종교단체가 향후 국가권력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공된 것"이라며 "정치권력과 특정 종교가 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위험을 야기함으로써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교분리의 원칙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심을 합쳐 8개, 김씨는 이날 선고된 사건을 포함해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