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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논란으로 서울 지지율 역주행…정원오-오세훈 격차 10%p 축소

서울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9%포인트 급락하고 국민의힘이 7%포인트 상승하며 전국 추세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논란,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시사가 중산층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면서 서울시장 후보 간 격차가 15%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축소됐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의 정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국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서울 지역에서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예상 밖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서울 유권자들의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3~24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국 기준으로 지난주 50.5%에서 51.3%로 0.8%포인트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31.4%에서 30.7%로 0.7%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서울 지역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9.0%포인트나 급락한 40.9%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주 30.1%에서 37.2%로 7.1%포인트 상승하며 급격한 반등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추세와 정반대의 움직임으로, 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 지지율도 서울에서는 긍정 평가가 53.8%로 전주 59.3%에서 5.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4일 유권자 2509명 중 서울 지역의 467명을 조사한 결과로, 서울 시민들의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야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장 후보자 간의 격차 축소가 특히 눈에 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CBS 의뢰로 23~24일 조사한 결과,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45.6%의 지지율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35.4%를 10.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10~11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정 후보가 52%의 지지를 얻어 오 후보를 15%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단 2주일 만에 격차가 5%포인트 가까이 축소된 것으로, 이는 최근의 정치적 변수들이 얼마나 급속도로 표심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논란이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시사하면서 서울 유권자들의 불안감이 크게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10년 이상 보유 또는 10년 이상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를 40%씩 감면해주는 제도다.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동산 투기로 얻은 불로소득이 수십, 수백억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것은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세제 개편을 검토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24일에도 소셜미디어에 "해당 제도는 주거 보호 정책이 아니라 주택 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강조하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발언들이 서울 주민들, 특히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중산층 이상의 유권자들에게 깊은 불안감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부동산 민심이 정치 지형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용인대 최창렬 특임교수는 "서울은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로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대통령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시사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진단했다. 폴리컴의 박동원 대표도 "서울 유권자들은 서울에 산다는 자부심이 강한데 현 정부 정책대로라면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오세훈 후보가 당내 지지세가 약해진 장동혁 당대표와 거리를 두는 전략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윤태곤은 "오 후보가 장 대표와 일찌감치 선을 긋는 탈동조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반면 여당은 국정조사 등 강경한 이슈몰이에 집중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민생보다 정쟁에 매몰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서울 유권자들의 부동산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정원오 후보는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강남 3구를 방문해 "강남 지역의 재건축 사업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주택 공급"이라며 "마른 수건을 짜내듯 재개발 구역을 지정해 2031년이면 31만 가구가 다시 서울에 공급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 후보 모두 부동산 문제를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으로 선거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부동산 정책이 서울 지역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