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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공식 계좌 개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위해 이란 중앙은행에 달러, 위안화, 유로화 등 4개 통화 계좌를 개설했다. 의회 입법을 통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제도로 만들 계획이며,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를 법제화하기 위해 공식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27일(현지시간)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고위급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통행료 결제를 위해 리얄화, 중국 위안화, 미국 달러, 유로화 등 4개 통화로 된 계좌를 개설했다. 이는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 통행료 징수를 정부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란 의회는 이 조치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보안 계획'이라는 이름의 법안이 의회 첫 회기에서 승인될 예정이며,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측은 이번 조치가 전쟁과 국제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에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제 수단에 중국 위안화를 포함한 것은 서방 주도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향후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활용해 자국 통화인 리얄화 결제를 의무화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리얄화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서방 제재 속에서 경제 자립성을 강화하려는 이란의 의도가 담겨 있다.

통행료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유조선(VLCC) 1척당 약 200만 달러(약 29억 5000만 원) 또는 원유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통행료를 추정하고 있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의 하루 평균 물동량이 100척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란은 통행료만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비공식적으로 행해온 통행료 징수를 체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결제 방식을 두고 암호화폐나 위안화 사용설 등 논란이 있었으나, 중앙은행이 직접 현금성 통화 계좌를 개설하며 제도를 명확히 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를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체계적인 수입원으로 활용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