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키스탄 방문 취소…미·이란 2차 종전 협상 사실상 무산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 방문을 취소하면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이 무산됐다. 미국은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란은 해제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면서 양국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종전 협상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는 전날 파키스탄에 도착했던 이란 협상단이 현지를 떠난 데 이어 미국 협상단도 방문을 취소하면서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양국 협상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문 취소를 공식 발표했으며, 그 직후 이란으로부터 개선된 협상안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취소 이유로 시간 낭비와 미국 내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트루스소셜 글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서 이란과 만나려던 우리 대표단의 방문 일정을 방금 취소했다"며 "이동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되고 할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란 지도부 내부는 심각한 내분과 혼란에 빠져 있으며,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그들 자신도 모른다"고 이란의 내부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협상에서 미국의 우위를 강조하며 "우리는 모든 카드를 갖고 있고, 그들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으며, "대화하고 싶다면 전화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 탑승 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취소 후 10분 만에 이란으로부터 개선된 새로운 협상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많은 것을 제안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 여지가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 내의 권력 투쟁이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이미 이란의 최고위 지도부 두 명을 제거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어쩌면 그들은 서로 리더가 되지 않으려고 싸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누가 주도권을 쥐든 우리는 그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면 협상 취소가 무력 충돌 재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아직 그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파키스탄을 떠나 오만 무스카트로 향했다. 그는 오만 방문에 이어 러시아 모스크바도 방문할 계획으로, 파트너국들과 역내 상황을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을 떠난 뒤 소셜미디어 엑스에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할 실행 가능한 틀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파키스탄에 공유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외교에 진지한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협상 진행에 대한 이란의 회의적 태도를 드러내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양국 협상의 핵심 쟁점은 미국의 해상 봉쇄를 둘러싼 입장 차이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협상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평화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봉쇄를 무기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미국은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을 파견해 아라그치 장관과 직접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란이 파키스탄과만 대화하겠다며 미국과의 대면 협상을 명확히 거부했다. 미국 언론 씨엔엔은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회담을 처음부터 부인한 상태여서 미국의 대표단 파견 제안이 성사되기 어려워 보였다고 보도했으며, 특히 윗코프가 이란 협상단 사이에서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여겨져 만남 가능성은 애초에 희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