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경찰, 팔레스타인 깃발 수놓은 종교모자 몰수 후 절단
이스라엘 경찰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깃발이 수놓인 유대교 종교모자를 착용한 영국 태생 학자를 연행했다가 석방할 때 팔레스타인 깃발 부분을 절단해 반환한 사건이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팔레스타인 깃발 전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이 없으나, 경찰은 공공 질서 위협을 이유로 몰수할 수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깃발이 수놓인 유대교 종교모자를 몰수한 후 깃발 부분을 잘라낸 사건이 국내외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태생의 이스라엘 학자 알렉스 신클레어(53)는 지난 월요일 중부 모디인 지역의 카페에서 이스라엘 깃발과 팔레스타인 깃발이 양쪽에 수놓인 키파(유대교 남성 종교모자)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되었다. 신클레어는 경찰서에 연행되어 신체 수색을 받고 독방에 갇혔으며, 석방될 때 받아든 키파에서는 팔레스타인 깃발 부분이 절단되어 있었다. 이 사건은 신클레어가 소셜미디어에 경험을 공유한 후 국제적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 이스라엘 경찰은 내부 감시 부서에 진정이 제출되었음을 확인했다.
신클레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노트북으로 작업 중이던 카페에서 한 종교적 외모의 남성이 다가와 자신의 키파가 법에 위반된다고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신클레어가 토론을 제안했지만 그 남성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고, 약 5분 후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관들은 신클레어에게 키파가 불법이므로 몰수하겠다고 통보했으며, 신클레어가 이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정중히 설명하려 했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경찰차로 경찰서로 옮겨져 소지품을 내놓도록 강요받았고, 전화를 걸 수 없었으며, 신체 수색을 당한 후 독방에 갇혔다. 약 20분 후 석방되었지만 키파는 돌려받지 못했고, 신클레어가 반복해서 요청하자 경찰관이 팔레스타인 깃발이 잘려나간 키파를 건넸다.
이스라엘 경찰은 공식 성명을 통해 경찰 핫라인에 팔레스타인 깃발이 수놓인 키파를 착용한 남성에 관한 신고가 접수되어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해당 개인이 경찰서로 이동했으며, 상황 파악 후 석방되었다"고 밝혔고, 경찰 내부 감시 부서에 진정이 제출되었으므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깃발 규제 정책과 관련된 법적 쟁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에는 팔레스타인 깃발의 공개 전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없으며, 이스라엘 법원은 이를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깃발이 "공공 질서에 대한 위협"이거나 "테러 조직과의 동일시"를 나타낼 경우 이를 제거하거나 몰수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현재 극우 국가안보부 장관인 이타마르 벤기르는 경찰에 팔레스타인 깃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도록 지시했으며, 이스라엘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조치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클레어는 지난 20년간 예루살렘의 한 가게에서 특별히 주문한 검은색 배경의 이스라엘 깃발과 팔레스타인 깃발이 양쪽에 수놓인 키파를 정기적으로 착용해왔다. 그는 이 디자인을 자신의 "유대-시온주의 정체성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측면"을 상징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신클레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시온주의자로서, 이 땅에 살기로 선택한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이 안전 속에서 존재하고 번영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팔레스타인인들도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하며, 우리가 평화와 안전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클레어는 이 키파 디자인을 이스라엘의 우파 및 극우 종교 민족주의자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이 당신을 보면, 당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판단하려 한다"며 자신의 선택이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밝혔다. 신클레어는 이 사건에 대해 "초현실적"이라고 표현했으며, 잘려나간 키파의 사진이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이 사건이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 사건은 현재 이스라엘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표현의 자유 문제를 둘러싼 긴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신클레어의 경험은 이스라엘 내에서 화해와 공존의 메시지를 표현하려는 개인의 시도가 현 정부의 정책과 충돌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