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구속영장 반려…검찰-경찰 수사권 충돌 심화
검찰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하면서 대형 경제범죄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주도권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2600억 원 규모 부당이득 혐의 사건을 놓고 양 기관의 자존심 싸움이 표면화되었으며, 최근 수사기관 간 충돌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대형 경제범죄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주도권 다툼이 전면화되고 있다. 검찰은 24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 측은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과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제시했으나, 법조계에서는 이것이 수사 주도권을 둘러싼 양 기관의 갈등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방 의장은 이러한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을 자신과 관계된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하이브가 상장되자 사모펀드와의 비공개 이면 계약을 통해 매각 차익의 30%에 해당하는 약 1900억 원을 챙기는 등 총 2600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명백한 투자자 기만 행위로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다.
검찰이 대형 경제사범 사건에서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반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지난 21일 영장 청구권자인 검찰과 사전 조율 없이 방 의장 영장 신청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이 촉발제가 되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경찰의 일방적 공개에 대해 검찰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즉, 영장 반려 결정 자체가 수사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양 기관의 자존심 싸움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수사기관 간의 충돌은 방시혁 사건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판정을 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캣타워 사건의 수사 재개를 지시한 것과 남부지검이 경찰청을 전격 압수수색한 사건 등이 맞물리면서 검찰과 경찰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소청법 입법에 따른 경찰의 보완수사권 확대와 형사소송법 개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검찰이 오랫동안 독점해온 대형 경제·금융 범죄 수사 영역을 경찰이 침범하려는 움직임에 검찰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수사 통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7월 방 의장 수사 초기에 "경찰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며 경찰의 수사를 강하게 견제해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표면적 공조를 내세우면서도 특사경을 동원해 금융범죄 수사 주도권을 독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개별 사건 수사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체계적 갈등 구조를 드러내는 것으로,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등을 통한 수사권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