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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관 외교 서한 후 방시혁 구속영장 반려…2600억 사기혐의 법정 공방 예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구속영장이 검찰에 의해 반려됐다. 미국대사관의 출국금지 해제 요청 서한과의 연관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2600억원 규모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한 법정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이브의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였으나, 검찰의 영장 반려로 당장의 신병 확보는 무산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24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이 방 의장의 출국금지 조치 해제를 요청한 외교 서한을 전달한 것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반려 사유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와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 요구 사항을 정리한 뒤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을 밝혔다. 이는 사건의 수사 과정이 아직 진행 중이며, 향후 추가 수사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법조계와 언론에서는 정부의 외교적 고려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최근 하이브 측의 요청을 일부 반영해 방 의장의 출국금지 조치 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과 수사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 투어 지원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등이 '국가적 이익'과 관련된 대외 활동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가 한 기업의 경영진에 대한 국내 수사에 직접 개입하는 형태의 외교 요청을 한 것으로, 외교 관계와 사법 독립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된다.

방 의장이 혐의로 지목된 사건의 규모는 상당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둔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전혀 없다"는 허위 정보를 제공해 지분을 팔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투자자들이 자신과 연관된 특정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하게 한 뒤, 해당 펀드와 '상장 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비공개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10월 하이브가 성공적으로 상장되자, 방 의장은 이 계약을 통해 약 19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이 추산한 전체 사기적 부정거래 규모는 약 2600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는 이번 검찰의 영장 반려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아끼면서도, "그간 수사당국의 사실관계 확인에 성실히 협조해 왔으며, 향후 절차에서도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방 의장은 당장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2000억원대에 달하는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찰의 보완 수사 결과와 그에 따른 재영장 신청 여부가 사건의 향방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사법 절차와 외교적 관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