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파나마 운하 통행료 폭등…경매가 3배 상승
미국·이란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급등했다. 경매 가격이 3배 상승했고, 일부 선박은 순서 우선권을 위해 100만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산 에너지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운하 통과 수요가 5배 증가했다.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차질로 파나마 운하의 전략적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통행료가 급등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청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이후 운하 통과 슬롯(시간대)에 대한 경매 가격이 전쟁 이전의 13만5000달러(약 2억원)에서 38만5000달러(약 5억7000만원)로 약 3배 가량 상승했다. 일부 선박 운영사들은 통과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100만달러(약 14억8000만원) 이상을 지불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 수요 급증에 따른 예외적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 급등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과 직결되어 있다.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파나마 운하청장은 컨테이너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가장 견조한 실적을 보이는 부문이며, 특히 에너지 제품이 운하 전체 처리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운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운하 통과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통행료 인상으로 직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매 시장의 과열 정도는 통계 수치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아거스미디어 자료에 따르면 운하 통과를 위한 일일 경매 입찰 건수가 전쟁 이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대형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 '파나막스' 수문의 경매 낙찰가는 전쟁 전 수준 대비 거의 10배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격한 상승은 단순한 통행료 인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전략이 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크게 늘린 상태다. 여기에 중동발 공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아시아 지역도 미국산 에너지 물량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유일한 운하로서 미국 걸프만 지역에서 생산된 LNG와 석유를 아시아로 운송하는 핵심 루트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 상승이 단기 현상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청은 경매가 급등하는 현상을 '예외적이며 단기적 수요 급증'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는 한, 파나마 운하의 전략적 중요성과 통행료는 역사적 고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중동 의존도를 낮추면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음을 의미하며, 파나마 운하 같은 전략적 해상 통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