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포 화물선 항구로 이동…유조선 나포로 확대되는 해상 긴장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한 컨테이너선 2척을 항구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약 40명의 국제 승무원이 탑승해 있다. 미국의 이란 선박 나포에 따른 보복 조치로 해석되는 이번 사건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해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나포한 컨테이너선 2척을 이란 반다르압바스 항구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22일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운송업체 MSC가 운영하는 선박을 포함해 약 40명의 승무원을 태운 화물선 2척을 나포했다. 이는 미국이 3일 전 이란 선박을 나포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으며, 중동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나포된 선박 중 하나는 파나마 국기를 게양한 MSC 프란체스카호이며, 또 다른 하나는 라이베리아 국기를 게양한 에파미논다스호다. 선원 한 명의 친척이 로이터에 전한 바에 따르면 약 20명의 무장한 이란군이 선박에 승선해 선원들을 통제하고 있다. 다만 이란군이 선원들을 잘 대우하고 있다고 전했다. 몬테네그로 해양부 장관 필리프 라둘로비치는 국영방송에 "MSC와 이란 간 협상이 진행 중이며 우리 선원들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MSC 프란체스카호에는 선장을 포함한 몬테네그로 선원 4명과 크로아티아 선원 2명이 탑승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파미논다스호의 경우 우크라이나 선원과 필리핀 선원으로 구성된 총 21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으며 인도로 향하던 중 나포됐다.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두 선박의 승무원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각국 당국은 선원들의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석방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두 선박은 추적 신호 송출 장치를 꺼놨지만 해상 보안 전문가들은 해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두 선박이 반다르압바스 인근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란의 선박 나포는 미국의 이전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이다. 미국군은 지난 19일 이란 국기를 게양한 투스카 화물선을 나포했고, 이에 이란 군부 대변인은 "이슬람공화국 무장군이 미국의 무장 해적행위에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는 선박, 승무원, 선원의 가족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미국은 4월 13일 이란과 연계된 해운을 겨냥한 해상 봉쇄를 시작했으며,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1척의 선박이 방향을 돌리거나 항구로 복귀하도록 지시받았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2일 인도양에서 이란산 원유를 적재한 유조선 M/T 매제스틱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으며, 전날 나포된 3척의 유조선 외에도 추가 나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긴장은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 선물은 23일 배럴당 102달러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월 28일 분쟁 시작 전 72달러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일일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20%를 처리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로, 이 지역의 불안정성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데이터 분석 회사 보르텍사에 따르면 4월 13일부터 21일 사이 이란산 원유 1천만 배럴 이상을 실은 6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해 미국의 봉쇄 지역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을 계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분쟁 심화는 국제 해운 산업과 에너지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박 나포로 인한 승무원 안전 문제와 국제 해상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각국 당국은 자국민 선원들의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과 미국 간의 해상 긴장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무역과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