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박 나포로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중동 긴장 고조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화물선 3척을 나포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1.91달러로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 기조에 대응하는 이란의 강경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 글로벌 석유 공급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화물선들을 나포하면서 글로벌 석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2일 국제유가는 이란의 강경 조치에 즉각 반응했다. 런던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대비 3.5% 올라 배럴당 101.91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7% 상승한 배럴당 92.96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석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3척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적발된 선박은 MSC-프란세스카호, 데파미노다스호, 유포리아호로, 이란은 이들 선박이 이란군의 허가를 받지 않고 해협을 통과하려 했다며 화물과 서류 조사를 위해 이란 영해로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추가로 해협 내 선박 1척이 혁명수비대 고속공격정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국제 해운 업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란의 이번 행동은 미국의 대이란 정책 변화와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2주 휴전 만료를 앞두고 휴전 연장을 선언했으나, 동시에 해상 봉쇄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러한 미국의 강경 입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이번 선박 나포를 단행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3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 지역의 긴장 고조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체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국제 석유 시장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더욱 예민해진 상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7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2억2840만배럴로 전주 대비 460만배럴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공급 차질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스위스은행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는 한 석유 시장의 공급 위축이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유가도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당분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은 단순히 유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국제 해운 업계의 운송비 상승,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 소비자 물가 상승 등 연쇄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과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들은 이러한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진전 여부가 석유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