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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삼성·하이닉스 시총 1000조 급증…증시 절반 이상 차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1000조원을 넘게 증가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전기·전자 업종이 53%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AI 산업 호황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시 구조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삼성·하이닉스 시총 1000조 급증…증시 절반 이상 차지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1000조원을 넘게 증가하면서 전기·전자 업종이 코스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산업의 호황세가 반도체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국내 증시 구조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전기·전자 업종 시가총액은 2851조원으로 전체 시장(5350조원)의 5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의 44.68%(1554조원)에서 불과 몇 개월 사이에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해 들어 70% 이상 급등하면서 업종 비중 상승을 주도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80%에 이르렀으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09조7650억원에서 1325조6440억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눈에 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473조9300억원(시장 비중 13.63%)에서 현재 879조4750억원(16.45%)으로 증가했다. 두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 증가분만 1021조4240억원으로, 이는 국내 대형 기업 여러 곳의 시가총액을 합친 규모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은 AI 산업의 확대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증과 두 기업의 실적 회복이 맞물린 결과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고부가가치 칩 생산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코스닥 시장도 유사한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코스닥의 전기·전자 업종 시가총액은 138조원으로 시장 비중 21%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16.20%에서 4.8%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업종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반면 지난해 시총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제약 업종은 17.13%에서 14.56%로 내려앉아 3위로 하락했고, 기계장비 업종은 14.07%에서 16.29%로 상승해 2위로 올라섰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서 반도체와 AI 기술의 중요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키움증권 최재원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795조원인데, 이 중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6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이 국내 증시 전체 수익성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업종별 실적이 양극화하는 흐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반도체 기업들의 호황이 지속되면 다른 업종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증시 투자 자금이 더욱 반도체 중심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의 급부상은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국내 경제 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와 AI 기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한국의 위치를 재확인시켜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다만 반도체 업종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시장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악화될 경우 국내 증시 전체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지속 성장과 함께 산업 다각화를 통한 시장 안정성 강화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