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휴전 또다시 연장…경제 충격 우려에 군사행동 미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또다시 연장했다.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시 국제유가 급등과 경제 충격, 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군사행동 대신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로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나, 호르무즈해협 주권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또다시 연장했다. 당초 21일로 예정된 2주 휴전의 만료 시한을 22일로 미루더니 결국 기한을 넘겨 추가 연장을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지도부와 협상 대표단이 통일된 협상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휴전 연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협상 지연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면서도 실제로는 이란 에너지 인프라 직접 타격에 따른 경제적·정치적 부담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몇 주간 "합의 없이 휴전이 끝나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거듭 위협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현실의 복잡성 앞에 출구전략을 모색 중임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시 불가피한 국제유가 급등과 세계 경제 충격이 있다. 미국 내 이란전쟁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군사 행동이 장기화될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지지율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전쟁 확대보다 '승리'로 표현할 수 있는 합의 도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당장의 확전 우려는 낮아졌지만, 긴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군사공격을 미루는 대신 경제·해상 압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 해군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지속할 것이며, 해상 봉쇄가 계속될 경우 이란 최대 석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의 저장고가 며칠 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저장 시설이 포화하면 이란 유전의 원유 생산도 차질을 빚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의 무인항공기 서보모터와 탄도미사일 추진제 조달에 관여한 혐의로 이란·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에 기반을 둔 개인 8명과 단체 4곳을 제재했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요원과 무기 수송에 관여한 마한항공 항공기 2대도 동결 자산으로 지정했다. 이는 군사행동 없이도 이란 정권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려는 '경제적 분노 작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의 해상 봉쇄를 '적대행위'로 규정하면서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란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호르무즈해협에서 민간 선박 3척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 중 이스라엘 선박을 포함한 2척이 나포됐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의 본회의 상정을 가결했는데, 이 법안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환경·보안 서비스 명목의 통행료를 징수하고 이란에 적대적인 국가와 단체의 통항을 금지할 수 있다. 또한 서류에 '페르시아만'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통행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도 담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팽팽한 기싸움이 현재 협상 재개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해상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의 협상 참여를 조건으로 봉쇄 해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착상태는 2차 대면 협상 불발의 결정적 배경이 되었으며, 현재도 협상 재개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CNN은 "이번 협상 결렬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휴전 연장이 당장의 전쟁 확대는 막았지만,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향후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