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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공백 탓에 13억 뇌물 혐의 불기소…검찰-공수처 '핑퐁 수사' 적나라

감사원 고위 간부가 15억 원대의 뇌물을 받고도 13억 원 규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과 공수처 사이의 보완수사 권한 미비로 2년 이상 사건이 지연된 결과로, 법 제도의 허점이 실제 사건 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사권 공백 탓에 13억 뇌물 혐의 불기소…검찰-공수처 '핑퐁 수사' 적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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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고위 간부가 13억 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도 대부분 불기소 처분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이의 보완수사 권한 미비로 인한 것으로, 법 제도의 허점이 실제 사건 처리에서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22일 감사원 고위 간부 김모 씨를 2억9000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 및 횡령 혐의로만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2억9000만 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김 씨는 전기공사 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감사 대상이 된 건설사들로부터 전기공사 하도급 대금 등의 명목으로 총 15억8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 사건은 2021년 10월 감사원이 공수처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으나, 2년 이상 검찰과 공수처 사이를 오가며 지연되다 결국 대부분의 혐의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졌다.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일반적으로 공여자 진술이나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데, 이러한 것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불기소 처분의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공수처와 검찰 사이에 보완수사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2023년 11월 구속영장 기각으로 인해 추가 보완수사 없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청했고, 검찰은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공수처는 '보완수사 근거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기록을 받지 않았고,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위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및 통신 영장도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는 마치 뜨거운 감자를 주고받는 '핑퐁 수사'를 연상케 하는 상황으로, 2년 이상 사건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공소 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일부 뇌물수수 혐의를 1차로 기소했고, 공수처는 9월 추가 수사에 필요한 기록 사본을 요청해 받아갔지만 지금까지 추가 자료를 송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 차장검사는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고 보완수사 요구가 실효적으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사례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제도의 설계 과정에서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다른 사건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도 검찰이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추가 수사를 위해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같은 이유로 불허한 바 있다. 현행 법제도상 경찰이나 중수청의 경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공수처의 경우 이런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러한 수사권 공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사 체계 도입 시 이 같은 제도적 미비를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