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 화물연대와 직접 교섭 시작…'CU 물류 대란' 일시 진정
BGF그룹이 화물연대와의 정식 교섭에 나섰다. 배송기사들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경남 진주물류센터 조합원 사망 사고로 촉발된 갈등이 정치권 중재로 일시 진정되었다. 다만 운송료 인상, 배송 조건 등 핵심 쟁점이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국내 3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이 화물연대와의 정식 교섭에 나섰다. 하청 노동자 지위인 배송기사들을 자신의 사용자로 인정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그동안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며 교섭을 거부해온 입장에서 물러난 셈이다. 지난 20일 경남 진주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조합원 사망 사고로 일촉즉발 상황에 몰렸던 갈등이 정치권의 중재로 일시적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1일 '현 상황의 빠른 해결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이 입회인으로 참석해 정치권의 중재 역할이 두드러졌다. 합의서 체결을 통해 BGF로지스가 원청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고 화물연대와 직접 협상하기로 합의한 것이 핵심이다.
BGF그룹의 물류 구조는 다층적인 하도급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BGF그룹이 각 지역의 협력 운송사와 하청계약을 맺고, 협력 운송사 소속 배송기사들이 CU 물류센터의 상품을 전국 편의점으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화물연대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두 달 전인 올해 1월부터 BGF리테일을 상대로 운송료 체계 개선과 처우 개선 등을 내세우며 교섭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BGF 측이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자 화물연대는 일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집회와 배송 거부를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CU 편의점주들의 피해가 누적되었다. 삼각김밥 같은 상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편의점들이 속출했고, 결국 갈등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20일 경남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이 대체 배송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정치권이 중재에 나서게 되었고, 결국 BGF그룹이 교섭 테이블에 나오게 된 것이다.
다만 합의서 체결이 모든 것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운송료 인상 폭, 배송 조건, 대체 차량 투입 문제 등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가 정식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안이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노동위원회와 법원 판결이 화물연대를 노조로 인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본사-물류자회사-지역협력운송사-배송화물 차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에서 n차 하도급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이 향후 교섭 과정에서 또 다른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