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IPO 뒷거래 의혹…방시혁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2019년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을 속이고 측근 펀드에 구주를 매각하게 한 혐의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약 2600억원의 부당이득 중 방 의장이 약 1600억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되며, 하이브 경영진의 조직적 가담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2019년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방 의장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을 속이고 측근들의 펀드에 구주를 매각하게 한 혐의로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으로 기소 의견을 제출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약 2600억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했으며, 이 중 방 의장이 챙긴 규모만 약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경찰이 인지 수사한 자본시장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배경에는 증거인멸 우려와 조직적 공모 혐의가 있다. 방 의장은 지난해 9월 경찰의 첫 소환 조사에 응하기 전 사용하던 휴대폰 두 대를 모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직적 공모가 의심되는 사건에서 피의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증거인멸 정황까지 포착된 점이 신병 확보의 필요성을 높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상장 전 구주주들을 속이고 방 의장 측근이 설립한 펀드에 지분을 팔게 한 구조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방 의장은 알펜루트자산운용, LB인베스트먼트, 레전드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속인 후, 이스톤PE와 뉴메인에쿼티 등 특정 PEF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했다. 이 펀드들은 하이브 상장 후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미리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매각 차익의 30%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브는 이들 펀드를 "회사와 무관한 제3의 투자자"라고 주장해왔으나, 경찰은 방 의장이 펀드 설립과 운영 전반을 장악한 실질적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판단했다.
수사 결과는 하이브 경영진의 조직적 가담을 보여준다. 방 의장과 김중동 전 최고투자책임자(CIO), 권용상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재상 현 대표(당시 혁신성장센터 팀장) 등 핵심 임원들은 2019년 하반기부터 비밀리에 소통하며 펀드를 통한 구주주 지분 매입 전략을 논의했다. 이들은 방 의장과 상장 이익 공유 계약을 맺은 후, 측근들이 설립한 PEF를 독립적인 제3자인 것처럼 가장해 구주주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뒤에선 방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 임원들이 PEF가 매입할 가격과 구주주의 희망 가격대를 공유하며 가격 협상 전략을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상장 계획을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대응책이다. 하이브는 내부적으로 지정감사를 신청하는 등 상장 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경영진들은 구주주들에게 이를 숨기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구주주들에게 "당장 상장 계획이 없으니 지분을 매각하라"고 설득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것이다. 신주 발행이 아니라 구주 거래 과정에서 발행사 임원들이 특정 매수자를 위해 협상안을 짠 것은 자본시장 관행상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방 의장은 이런 상황과 전략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을 뿐 아니라 직접 지분 매각을 권유하거나 가격 협상에도 나섰다. 경찰은 현재 방 의장을 포함해 김중동 전 CIO, 양준석 이스톤PE 대표, 김창희 뉴메인에쿼티 대표, 권용상 전 CFO, 이재상 하이브 대표 등 6명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