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발언 논란, 여야 정면충돌…'정보유출 vs 공개정보' 해석 엇갈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언급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공개된 정보라며 국민의힘의 비판을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한편, 국민의힘은 외교·안보 참사로 규정하고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언급을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외교·안보 참사로 규정하며 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공개된 정보라며 국힘의 주장을 '침소봉대'라고 반박하고 있다. 21일 국회에서 벌어진 양측의 주장은 같은 사안을 두고 얼마나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정보 유출이니 안보 참사니 하며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장관이 언급한 구성시설이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 이미 공개되었고, 이후 국내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되었으며, 지난해 7월 정 장관 청문회에서도 언급되었다고 설명했다. 한 원내대표는 "비밀도 아니고 민감한 정보도 아닌데 어떻게 정보 유출이라는 것이냐"며 국힘의 비판을 근거 없는 공세라고 주장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힘의 공세가 한미동맹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한미 동맹 균열로 몰아가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냐"는 발언으로 국힘의 정치적 의도를 질타했다. 더 나아가 그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방미 일정에서 성과 없이 귀국한 것을 덮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 공세라고 지적하며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익을 가져다 쓰는 고약한 행태"라고 맹비판했다.
정동영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위치로 평안북도 영변과 남포시 강선 외에 평북 구성을 추가로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미국이 항의하며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심각한 외교·안보 문제로 보고 있으며,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를 옹호한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미국과 헤어질 결심"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한병도 원내대표는 조작 기소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의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정치 검찰의 조작 기소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특검을 통해 윤석열 정치 검찰의 악행을 단죄하고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동영 장관 발언 논란과 함께 현 정부 검찰에 대한 민주당의 불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갈등이 정보 공개 범위를 둘러싼 해석 차이를 넘어 정치 검찰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 장관 발언을 둘러싼 이 논란은 국가 안보 정보 공개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보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정보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여야 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은 국가 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양측의 의도를 드러낸다. 앞으로 이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리고 미국과의 정보 공유 관계가 어떻게 회복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