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보 신원 공개 거부, 미국 방문 성과 논란 확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미국 방문이 성과 부족과 신원 공개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외교가 주요 비판 대상이 아니었으며, 국무부 차관보 면담이 귀국 직전에 갑자기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미국 방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초 2박 4일 예정이었던 일정이 8박 10일로 연장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한국을 비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13일 '방미 성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권의 잇따른 외교 참사로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방미 결정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그가 근거로 제시한 이스라엘 비판 글 논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발언은 모두 장 대표가 미국에 있는 동안 발생한 사안들이어서 방미 결정의 이유로 설명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의 4월 여론조사 결과는 장 대표의 주장과 배치된다.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 외교를 문제로 꼽은 비율은 4월 첫째 주 5%, 둘째 주 6%에 불과했다. 이는 장 대표가 방미를 결정한 당시 상황에서 외교가 주요 비판 대상이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긍정적 평가자 중 12%는 외교를 잘하는 항목으로 평가했다. 4월 셋째 주에 부정 평가자 중 외교를 꼽은 비율이 12%로 상승한 것은 이후 이스라엘 관련 논란이 발생한 이후였다. 통계 자료로 봤을 때 '외교 참사'를 방미 이유로 제시한 장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방미 중 국무부 인사와의 면담 과정과 공개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장 대표는 국무부 차관보(한국의 외교부 국장급)를 만났다고 밝혔지만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 관례를 이유로 든 것인데, 과거 사례를 보면 충분히 공개 가능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006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차관보를 만난 사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만나 사진까지 공개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면담이 귀국 직전에야 이뤄졌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공항 라운지에서 국무부로부터 갑자기 메일을 받아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방미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더욱 의문을 사는 것은 차관보의 뒷모습만 담긴 사진 공개다. 미 국무부에는 최대 25명의 차관보가 있어 뒷모습만으로는 신원 파악이 불가능하다. 언론에서는 딜런 존슨 대외협력 담당 차관보나 마이클 디솜브리 동아태 차관보로 추측하고 있지만, 친국민의힘 성향의 서정욱 변호사는 사이버공간 및 디지털 정책 수석부차관보인 존 밀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 밀스는 부정선거 주장으로 알려진 인사로, 만약 이 주장이 맞다면 장 대표의 방미 목적이 '부정선거' 이슈를 지속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무부가 비공개를 원했다면 사진 공개가 이해되지 않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방미의 적절성 문제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장 대표가 출국한 4월 11일은 지방선거 53일 전이었고, 현재는 44일을 남겨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공천 사태를 겪었으며, 당내에서도 지방선거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당 대표가 한국을 비운 것에 대해 당내외에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장 대표가 뚜렷한 성과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현장 방문과 당 결집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