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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르무즈 해협 다국적군 참여 공식화…에너지 안보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국제 정상회의에서 미국-이란 전쟁 종료 후 다국적군 참여 의지를 공식화했다. 한국이 수입 원유의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만큼 해상 안전 확보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선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국제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실질적 기여'를 언급함으로써 미국-이란 전쟁 종료 이후 다국적군 참여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는 한국이 수입 원유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는 만큼, 이 지역의 해상 안전 확보가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다국적)군에 참여해 기여하겠다는 의지"라며 "전쟁이 종전된 뒤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해 국제적으로 힘을 모으고, 거기에 우리가 참여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프랑스와 영국을 주도로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이라크, 싱가포르 등 49개국과 2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중국과 일본도 참석했지만 비정상급이 참여했으며, 1시간 반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전 세계 에너지, 금융, 산업, 식량안보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한국 국민을 포함한 해협 내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한 단계별 대응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단계는 다국적군 참여 지지 표명, 2단계는 다국적군 구성, 3단계는 실무 준비, 4단계는 다국적군 일원으로 실제 참여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장관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상선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러한 단계별 계획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군이 투입되면 독자적 작전이 아닌 다국적군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한국이 현재 1단계인 지지 표명 수준에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참여 수준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출량의 약 21%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한국이 필요로 하는 원유의 70%가 이 해협을 통해 공급된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불안정해지면 에너지 수급 차질은 물론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다국적군 참여를 통해 해상 교통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한 국제 협력을 넘어 한국의 국익을 직결한 전략적 선택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이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다국적군 참여를 말한 것"이라며 "전쟁이 끝난 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참여 국가들은 향후 실무회의를 통해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정상회의의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각국의 실무 협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체적인 다국적군 구성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회의 성과를 반영한 정치적 성명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결의문에 대해선 논의를 하고 있으며, 회의 성과를 반영해 의장인 영국과 프랑스의 공동 성명으로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화가 장기화될 경우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한국은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단계적으로 참여 수준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