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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5.4억 성과급 제안 거부…이재용 회장 직접 대화 촉구

삼성전자 노조가 과반 지위를 공식화하고 성과급 5.4억원 제안을 거부하며 이재용 회장의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회사는 5월 총파업 예고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으며, 노사 간 극한의 대립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극한의 대립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재 조합원이 7만5000여명에 달하며,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8000명의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승호 위원장은 "초기업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수 노동조합을 달성했다"고 선언하며, "더 이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운영해온 노사협의회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과반 지위를 공식화한 배경에는 회사와의 성과급 상한 폐지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사측은 이번 갈등 해결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대우를 보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5억4000만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제안을 거부하고,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과거 이 회장은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그 이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파행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책임은 이 회장에게도 있으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노조와 대화의 자리에 나선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의 법적 근로자 대표로서 요구한다"며 "진정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이 회장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회장 차원의 직접 개입이 없이는 현안 해결이 어렵다는 노조의 판단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16일 삼성전자는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법한 쟁의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배경에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18일간의 파업 시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에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회사의 법적 대응과 노조의 파업 예고가 맞닥뜨리는 극한의 대립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노조가 과반 지위를 공식화함으로써 법적 협상력이 강화된 반면, 회사는 파업의 불법성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이재용 회장의 직접 개입이 이루어질지, 아니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파업을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성과급 5.4억원 제안마저 거절하는 노조의 강경한 입장은 이 문제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경영권과 노동권의 근본적인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