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타머 총리, 만델슨 대사 임명 논란 속 사퇴 거부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피터 만델슨 전 EU 통상위원을 미국 대사로 임명한 논란에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만델슨이 신원조회에 탈락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월요일 의회 출석을 통해 전면 해명할 계획이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피터 만델슨 전 EU 통상위원을 미국 대사로 임명한 논란으로 인한 사퇴 압력에 맞서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만델슨이 신원조회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자신이 미리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분노했다"고 표현했다. 이 사건은 영국 정계를 뒤흔들고 있으며,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머 총리는 금요일 성명에서 "피터 만델슨이 미국 대사 임명 전 안보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놀랍다"며 "나뿐만 아니라 어떤 장관도 알지 못했으며, 이에 대해 절대적으로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월요일에 의회에 출석하여 모든 관련 사실을 완전한 투명성으로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수주간 지속된 사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자,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적극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만델슨과 고인이 된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관계에 있다. 엡스타인은 성적 비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 금융인이며, 만델슨은 그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2025년 2월 만델슨이 미국 대사로 부임했을 당시에는 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활용해 특별 통상협정을 성공적으로 협상하면서 초기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6개월 후 만델슨의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공개되자 스타머 총리는 그를 해임했고, 이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의회가 강제로 공개하도록 한 3월 문서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만델슨 임명 전 수많은 위험 신호를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법무부가 2월에 공개한 문서도 만델슨과 엡스타인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줬으며, 만델슨은 2008년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그와 친분을 유지했다. 영국 외교부 최고 공무원인 올리 로빈스는 이 스캔들로 인해 목요일 사직했으며, 이는 사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정당한 절차"를 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교부가 정보당국의 권고를 무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주장의 신뢰성이 훼손되었다. 스타머 총리의 비서실장인 대런 존스는 영국 안보심사 사무소의 신원조회가 "재정, 개인, 성적, 종교 및 기타 배경 정보를 조사하며, 이러한 이유로 매우 제한된 수의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포털에서 극도로 비공개로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스타머 총리가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만델슨을 선택한 결정이 얼마나 위험한 판단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영국 정부의 투명성과 안보 심사 절차의 무결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가 월요일 의회 출석을 통해 제시할 "모든 관련 사실"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욱 깊은 정치적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지가 영국 정계의 주목 사항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