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 탈출한 늑대 늑구, 건강하게 귀환…생존 비결은 수분과 야생본능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17일 새벽 생포되었다. 9일간 야생에서 생존한 늑구는 수분 섭취와 야생본능을 바탕으로 건강하게 귀환했으며, 오월드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수컷 늑대 늑구가 17일 새벽 안영 나들목 인근에서 생포되었다. 9일간의 야생 생활을 마감한 늑구는 맥박과 체온이 모두 정상으로 확인되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받은 늑구의 극적인 귀환은 동물원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재점검을 촉발했으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이 추진될 예정이다.
17일 새벽 수색 당국의 심야 포획 작전은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었다. 전날 오후 5시 30분경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에서 늑대 발견 제보를 받은 당국은 일대를 수색했으나 오소리로 확인되었다. 이후 오후 11시 45분경 안영 나들목 인근에서 늑구를 재발견한 당국은 자정을 넘긴 0시 15분부터 본격적인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수의사 등 전문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당국은 늑구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감시했으며, 수의사 입회 아래 마취총 1발을 발사하여 생포에 성공했다. 늑구는 마취총을 맞은 후 약 5분간 비틀거리며 이탈을 시도했으나 인근 수로로 떨어지면서 최종적으로 포획되었다.
전문가들은 늑구가 9일간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을 분석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팀장은 늑구가 충분한 수분 공급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포획 당시 현장에는 비로 인해 고인 웅덩이의 물이 있었고, 늑구가 이동했던 뿌리공원 근처에는 강이 있어 물 섭취에 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늑대는 수분 공급만 충분하다면 수주까지도 견딜 수 있는 동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늑구가 제대로 된 먹이를 섭취하지 못해 구조 당시 마른 모습을 보였으나, 인근에 있었던 동물 사체를 먹고 생존을 이어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야생 상태에서 늑대는 사냥 전 수일까지 굶기도 하는 등 음식 없이도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늑구 역시 이러한 야생본능을 발휘하여 생존에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포획 당시 늑구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의사들의 간단한 진료 결과 늑구의 맥박과 체온은 모두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다만 털이 엉망이 되어 있었고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으나, 이는 야생에서의 생활 환경을 감안할 때 양호한 상태로 평가된다. 현재 늑구는 병원 치료를 받은 후 회복 중에 있으며, 별다른 건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휴장했던 오월드는 시설 점검과 보강 작업을 거쳐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시설 관리 등 준비가 완료되어야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며칠이 소요될 것 같다고 밝혔으며, 당장 이번 주말 재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오월드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늑구를 일반 관람객들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늑구가 생활하는 공간이 3만3000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방사형 사파리인 데다 20여 마리의 늑대가 함께 무리 지어 지내고 있어, 관람객이 늑구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늑구에 이름표 등 일정 표식을 부여하여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시설 개선도 대대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오월드는 2차, 3차 방책을 설치하고 관리도로 옹벽의 방책을 추가 설치하는 등 시설물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방사장을 상시 점검하고 땅을 파서 탈출하는 등의 돌발 행동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설 보강 대책은 동물원의 안전 관리 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