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홍준표와 청와대 오찬…'TK 상륙작전' 가시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을 갖는다. 이는 '홍준표 국무총리설'을 재부상시키며 현 정부의 TK 지역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하면서 '홍준표 국무총리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동이 현 정부의 보수 진영 포섭 전략의 일환이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민주당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상륙작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이 국무총리로 기용될 경우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외연 확장 전략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는 셈이다.
홍준표 전 시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초청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름 전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비공개 오찬이라면 괜찮다고 답했다"며 "나는 무당적자이자 백수인데, 야당 대표뿐 아니라 야당 인사들도 청와대를 방문하는 만큼 내가 안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계 은퇴 선언 이후 처음으로 현 정부와의 공식적 접촉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정계 복귀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20·30대는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40·50·60대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다. 이제 70대 황혼기에 들어섰고, 붉게 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처럼 내 마지막 인생은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메시지로 풀이되며,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뒤 탈당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입장과는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인사들과 설전을 벌여온 그가 민주당 대구 시장 출마자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던 만큼, 보수 진영 내 이탈의 신호가 계속되고 있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이 대통령의 TK 지역 전략과 직결되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대구에 김 전 총리를 출마시키고 홍 전 시장을 국무총리로 지명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TK 상륙 작전이 성공하는 것"이라며 "탕평과 동서 화합에 이어 민주당이 TK에 깊숙이 뿌리를 박는 통합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선거 공학적으로는 홍 전 시장이 총리로 지명되면 이 이슈가 지방선거에 전국을 덮게 될 것"이라며 "'홍준표 총리 카드' 한 방으로 이번 지방선거가 역대 민주당 중 유례 없는 TK 상륙작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일 평론가는 "이 대통령과 홍 전 시장의 필요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은 중도 보수 진영으로 계속 영역을 확장하면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고, 홍 전 시장은 일관되게 국민의힘을 비판해온 입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김민석 국무총리가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6월이나 7월쯤 총리직을 물러날 가능성이 있어, 홍준표를 다음 총리로 보는 관측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에서 경상도 출신이자 대구 시장을 지낸 홍준표를 국무총리 등 요직에 기용한다면, 그간 보수 진영 포섭을 추진해온 이재명 정부의 대구·경북 지역 영향력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TK 지역 전략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