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과반 확보…5월 총파업 재확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7만5000명의 조합원으로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창사 이래 처음인 이번 선언과 함께 성과급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17일 과반노조 지위를 공식 선언했다. 조합원 수가 법정 기준인 6만4000명을 초과해 7만5000명에 달하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노조 체제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는 근로자가 근로조건 핵심 사항을 사용자와 직접 서면 합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로, 노사관계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동시에 5월 총파업 방침을 재확인했다.
과반노조 지위 확보는 단순한 숫자의 증가를 넘어 법적·제도적 의미가 크다. 과반노조가 되면 노조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법적 지위를 획득하게 되며, 일방적인 근로조건 변경에 대해 실질적인 저항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법인 마중의 변준우 변호사는 "과반노조 지위 확보는 근로자 권한의 실질적 행사와 노사관계 정상화의 법적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초기업노조는 이 지위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취업변경 규칙 변경 방지, 조합원 중심의 노사협의회 구성, 실질적인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와 사측은 성과급 규모를 두고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벌이면 영업이익 손실이 하루에 약 1조원, 총 20조~30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장의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요구 사항 중 성과급 상한 폐지는 부서 간 임금 격차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사이에서 격차가 커져 DX 부문 직원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제도화를 통해 DS와 DX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수원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으나, 노조 측은 "폭력이나 협박에 의한 쟁의행위를 할 계획이 없으며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 있다"고 명확히 했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파행적인 노사관계의 책임이 이 회장에게도 있다"며 "초기업노조는 법적 근로자 대표로서 진정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이 회장이 직접 나와 허심탄해하게 이야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노사 대립이 최고경영진의 직접 개입 없이는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반노조 체제로의 전환은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협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