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41억 챙긴 의사, 징역 4년 확정
서울 강남의 의사가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3700회 이상 불법 투약해 41억원을 챙긴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105명의 약물 중독자를 상대로 미용 시술을 빙자해 약 3년 7개월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용 시술을 명목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해 41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의사가 법정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15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노씨(65)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의료인이 약물 중독을 조장하고 이를 수익원으로 삼은 심각한 사건으로, 의료 윤리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씨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3년 7개월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의원에서 프로포폴, 레미마졸람, 미다졸람, 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으로 투약했다. 105명의 환자에게 총 3703회에 걸쳐 회당 20~30만원을 받고 수면과 환각을 목적으로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목상으로는 미용 시술과 병행되는 수면 마취라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약물 중독자들을 상대로 한 불법적인 투약 행위였다. 이 과정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투약 기록을 입력하지 않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적극적인 은폐 행위도 함께 이루어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씨가 심각한 약물 중독 상태에 있던 환자들에게 '출소 기념'이라는 명목으로 무료 투약을 제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부 환자의 경우 하루에 15~20회에 달하는 투약이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약물 중독을 의도적으로 심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노씨의 고객 중에는 마약류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와 주차 시비 끝에 흉기 위협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일명 '람보르기니남' 홍씨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노씨의 불법 약물 투약이 사회 전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의 규모를 보여주는 사례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폐해와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나 알고 있어야 할 의료인이 약물 투약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고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하는 역할을 했다"며 노씨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든 재판부가 41억4051만원 전액을 범행으로 인한 수익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대한 추징과 함께 40시간의 약물치료 재활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확정됐다. 검찰은 당초 노씨를 향정신성의약품 매매 혐의로도 기소했으나, 법원은 투약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의료 현장에서 약물 오용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의료 감시 체계의 강화 필요성을 제기한다. 노씨 본인도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수면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16회에 걸쳐 불법 투약했으며,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인의 약물 오용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환자의 건강과 사회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 의료기관에 대한 더욱 철저한 감시와 투약 관리 체계 개선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