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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1분기 한국 매출 45%로 급증…삼성·SK 신규 팹 EUV 장비 대량 반입

ASML이 1분기 한국 지역 매출을 지난해 4분기 22%에서 45%로 급증시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팹에 EUV 장비가 대량 반입되고 있으며, 이는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분석된다.

ASML 1분기 한국 매출 45%로 급증…삼성·SK 신규 팹 EUV 장비 대량 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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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세계 1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배경으로 1분기 한국 지역 매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ASML은 지난해 4분기 22%에 불과했던 한국 지역 매출 비중을 1분기에 45%까지 높이며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팹에서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최신 EUV 장비 반입이 1분기에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ASML이 1분기에 기록한 전체 매출은 87억7000만 유로(약 13조3304억원)로, 매출총이익률은 53%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장비 매출의 66%가 EUV 시스템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2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으로의 전환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EUV 장비는 주문부터 설치 완료까지 12개월에서 24개월의 긴 리드타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장비의 제어권이 고객사에게 넘어가는 시점에 매출로 인식된다. 따라서 1분기에 한국 매출이 급증했다는 것은 이미 주문했던 EUV 장비들이 한국 고객사 팹에 대량으로 반입되고 있다는 의미로, 신규 팹의 가동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투자 확대는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현재 신규 팹에 수십 대 규모의 EUV 장비를 반입할 수 있는 규모의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의 P4/P5 팹과 SK하이닉스의 M15X 정도에 한정되어 있다. 1대에 수천억 원대의 비용이 드는 EUV 장비를 이 규모로 들여놓는 것은 향후 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매우 공격적인 움직임이다. ASML의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 시장의 비중 확대는 매우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며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4와 D램 공정에서 리소그래피 기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평가했다.

ASML의 매출 구조 재편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긍정적 신호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한때 ASML 전체 매출의 40%에 육박했던 중국의 비중이 1분기에 19%로 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을 벗어나고, 확실한 AI 수요를 보유한 한국과 대만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는 ASML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신호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ASML은 향후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90억 유로에서 95억 유로 사이의 성장을 제시했으며, 현재 수주 잔고가 132억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로저 다센 CFO는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인해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최대 5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차세대 고성능 EUV인 하이-NA EUV 장비도 메모리 고객사들의 기술 검증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2026년 말에서 2027년경 실제 메모리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첨단 장비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