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이란 전쟁 상황서 전략적 공조 재확인…미국 견제 메시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고 이란 전쟁 상황 속에서 전략적 협력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항하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단결을 강조하고 에너지 협력 등 실질적 동맹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의 국제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이란과의 1차 종전 협상 결렬 후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져, 중러 양국이 국제 정세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 대변국의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긴밀하고 강력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양국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단결을 유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양국이 국제무대에서 더욱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국은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고 상호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공동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지리적 인접성과 상호 보완적 강점을 충분히 활용해 전방위 협력을 심화하고 발전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 수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다자주의를 확고히 수호하고 실천하며 유엔의 권위와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상하이협력기구와 브릭스 등 틀에서 긴밀히 협력해 국제질서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서방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한 중러의 문제 제기를 반영한 발언으로, 신흥국 중심의 국제 구도 재편을 추진하려는 양국의 전략적 목표를 드러낸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화답하며 "엄중하고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며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협력하려는 국가들의 에너지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을 러시아가 극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경제 협력을 통한 실질적 동맹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
앞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전날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국제정세가 격동하고 일방주의적 패권의 해악이 심화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가 중대한 조정을 맞고 있다"며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러 관계를 두고 '뜬구름이 가로막아도 두렵지 않다'는 표현을 인용하며 "각 분야 협력은 수많은 시련에도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서방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양국 협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왕 부장은 올해가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임을 언급하며 "양국 정상 간 공감대를 전면적으로 이행해 전략적 협력과 각 분야 협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부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소그룹'을 꾸리려 하고 있다"며 사실상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한 비판을 제기했다. 양측은 연내 정상회담 준비 일정을 조율했으며 미·이란 충돌, 아시아·태평양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등 공동 관심 사안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