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2조원 재개발 지원 정책, 선거 앞둔 '기로의 선택'
성남시가 2조원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지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공기반시설 9000억원, 주거 이전비 6586억원 등을 지원하지만, 14년 장기계획의 실현 가능성, 개발이익 사유화 논란, 민간사업 리스크 부담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기 성남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2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신상진 시장은 1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정책을 '시민 체감 재개발·재건축 지원 정책'이라고 명명하며 시민들의 부담을 덜고 사업 진입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노후계획도시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올해 2월 개정되고 8월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마련된 것으로, 기존 수정·중원구에 이어 분당구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신 시장의 재선 도전이 이 정책의 배경에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벌어지는 여야 간 접전 속에서 이 정책이 표심 공략의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성남시가 발표한 지원책의 규모와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될 2조원 중 지역별 지원액은 1조868억원 안팎으로, 정비구역 75곳에 약 145억원씩을 배분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공공 기반시설 구축비용으로 분당에 2955억원, 수정·중원에 6937억원을 지원하며, 분당 재정비로 인한 인구 증가에 대비해 필수 학급 증설비 2496억원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재건축·재정비 사업 기간 중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시민을 위해서는 6568억원을 투입해 세입자 보상비와 이주비 대출 이자의 일부를 시가 직접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정비계획 수립에 드는 용역비도 분당 726억원, 수정·중원 116억원을 마련했으며, 재건축 진단비와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 수수료 등 행정비용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정책의 핵심은 공공기여 부담을 낮추면서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신 시장은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선도지구 특별정비계획에 반영된 정비용적률 산출 방식을 재검토하고 공공기여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건축·교통·교육 심의를 통합해 특별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신 시장은 "각종 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를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하면 시민의 재정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한 사업 지원을 넘어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지키기 위한 약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의 추진 과정에는 여러 우려 사항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첫째, '2040년까지'라는 장기 계획의 실현 가능성 문제입니다. 14년간 이어져야 할 단계적 투입은 현 시장의 임기를 훨씬 초과하는 기간으로, 후임 시장이 이러한 장기적 약속을 기꺼이 떠안을지 불확실합니다. 시의 재정 건전성이 장기간 이를 견딜 수 있을지도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둘째, 기존 재건축의 대원칙인 '개발이익의 사유화 방지'라는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입니다. 시가 학교 증설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기반시설 설치비까지 지원하는 것은 특정 단지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민 전체의 세금을 투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셋째, 이주비 이자 지원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민간사업의 리스크를 지방자치단체가 대신 져주는 행위는 향후 다른 사업에서도 유사한 요구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맥락에서 보면 이 정책은 지난 2024년 총선의 재현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은혜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선도지구 선정과 오리역세권 복합개발 등을 내세워 분당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재선 의원을 꺾었습니다. 성남, 특히 분당의 유권자들은 2조원이라는 규모보다는 이것이 자신의 분담금을 실제로 얼마나 깎아줄 것인지, 그리고 그 대가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계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합인가를 통해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이 실현되려면 구체적 행정 인력 확충과 법적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정책이 '가뭄에 단비'가 될지, '독이 든 성배'가 될지는 향후 추진 과정과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