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9개월 만에 대면한 윤석열·김건희, 엇갈린 표정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개월 만에 법정에서 처음 대면했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는 가운데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증언을 거부해 신문은 30분 만에 종료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개월 만에 법정에서 처음 마주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법정이라는 엄숙한 공간에서 펼쳐진 두 사람의 반응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법정에 입정한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았고, 김 여사는 대각선에 위치한 증인석으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증인석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시선을 고정하고 입술을 다문 채 옅은 눈웃음을 지었다. 신문이 진행되는 내내 그는 김 여사를 계속 바라봤으며, 그녀가 퇴정할 때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눈짓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러한 반응은 법정이라는 엄격한 절차 속에서도 아내를 향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김 여사의 태도는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었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그녀는 무표정하게 정면 아래를 응시했으며,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힌 채 주로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기 위해 가끔 고개를 돌렸지만, 전반적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증언대에 섰는데, 이는 법정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여사의 증언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이 약 30분 만에 종료되었는데, 이는 김 여사가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전에 김 여사가 법정에 나와도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며 증인 채택에 반대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찰 양측이 질문할 기회는 보장해야 한다며 출석을 명령했었다. 결국 법정 대면은 이루어졌지만, 법적 증거 채집이라는 측면에서는 제한적인 결과에 그친 셈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1년부터 약 1년간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무상 여론조사를 받고, 그 대가로 2022년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검찰의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재판은 계속 진행 중이다. 법정에서의 9개월 만의 대면은 이 사건이 얼마나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인지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