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급감…'팔 사람 다 팔았나' 현상 심화
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5056건으로 한 달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정부의 양도세 유예 연장 발표 직후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매물이 다시 감소하면서 거래 가능한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는 추가 매물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서울 아파트 매물이 시장 포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집계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056건으로, 지난달 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인 12일과 비교해도 1037건(1.4%)이 감소한 것으로, 초반의 급등장이 완전히 진정된 상태다. 이는 정부의 양도세 정책 조정이 시장에 미친 영향이 일시적이었음을 의미하며, 거래 가능한 매물의 상당 부분이 이미 소진됐다는 업계 분석을 뒷받침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의 변동 추이는 정부 정책 발표와 밀접한 연관을 보여준다. 지난달 8일에 8만건을 넘으며 정점을 찍은 매물은 6일 이재명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양도세 중과 배제 시한 연장을 언급한 직후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이 기간 매물은 1500건(1.9%) 증가해 7만7010건까지 치솟았고, 다주택자들의 절세 목적 매도가 활발해졌다. 그러나 9일 정부가 토지거래허가 신청일 기준으로 양도세 부과 조치를 연장하는 보완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이후 나흘 연속 매물이 감소해 1575건(2.1%)이 줄어들며, 초반의 상승 모멘텀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감소세가 서울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이후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매물이 감소했으며, 특히 강북구(-5.2%), 구로구(-3.9%), 도봉구(-2.9%) 등 외곽 지역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강남 중심의 강남구나 서초구 같은 전통적 강세 지역뿐만 아니라 외곽 주택 시장도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전월세 매물도 같은 기간 2.3% 감소하며 임대차 전체 매물이 3만건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매매와 임대 시장 모두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업계는 현재의 매물 감소가 구조적 변화임을 지적한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추가 절세를 노린 매물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매도할 계획이 있던 경우 상당 부분 거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큰 폭의 매물 증가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반에셋매니지먼트의 정성진 대표도 "현재 남아 있는 물량은 실거주 목적이거나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주택이 많아 매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업계 공감대를 반영한 것으로, 추가 유예 연장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상승해 6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0.12%보다는 상승 폭이 소폭 줄었으나, 하락 지역은 전주 4개 구에서 3개 구로 감소했다. 강서구가 0.2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구와 구로구(0.23%), 서대문구(0.22%), 종로구·영등포구·관악구(0.20%) 등이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매물 부족 현상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해석한다. 정부의 양도세 정책이 초기에 매물 출회를 자극했지만, 절세 목적의 거래가 대부분 완료되면서 추가 매물 공급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남은 매물은 거주 목적이거나 선호도가 높아 쉽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책 효과가 단기 현상에 그쳤으며, 구조적인 매물 부족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정책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