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계 여성 미셸 박 스틸을 주한대사로 지명…1년 공백 해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 전 하원의원을 주한대사로 지명했다. 1년 이상 공석이던 주한대사 자리가 채워지면서 한미 외교 채널 재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로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70·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스틸 전 의원의 주한대사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이번 지명은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 이임 이후 1년 이상 이어져 온 주한 미국대사 공백 사태를 종료시키는 동시에, 트럼프 2기 체제에서 한미 외교의 본격적인 재구축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그동안 조셉 윤, 케빈 김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어 왔으나, 스틸 전 의원의 임명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조만간 정식 대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대사 공석이 길어지면서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내외에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공화당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스틸 전 의원이 낙점되면서, 한미 간 상시 소통 채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1월 선거 당시 그를 공개 지지하는 등 각별한 신뢰를 보여온 바 있다.
스틸 지명자는 1955년 서울에서 출생한 후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평범한 주부로 생활했으나,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사태를 목격하면서 한국계 권익 신장을 위해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오렌지카운티 행정 책임자를 거쳐 2021년부터 4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과 미국 정치권 내 확고한 입지는 그를 주한대사 후보로서 다른 외교관들과 차별화시킨다.
외교 전문가들은 스틸 지명자가 정통 관료 출신의 대사들보다 한층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과 한국어 능력 때문이다. 미국 최고위층의 의중을 한국에 정확히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백악관에 가감 없이 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또한 스틸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성 김 전 대사(2011~2014)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가 되며, 현재 부임 중인 강경화 주미대사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한미 양국 대사가 모두 여성이 맡게 되는 역사적 장면도 펼쳐질 것이다.
향후 연방 상원의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 절차가 남아 있으나,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임명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틸 지명자의 부임은 방위비 분담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한미 간에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동맹국들과의 협상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한국계 정치인 출신의 강력한 대사가 양국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