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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9개월 만에 법정서 처음 대면…김건희, 윤석열 재판 증인 출석

김건희 여사가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속 후 약 9개월 만에 부부가 같은 법정에서 처음 대면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증언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재판부는 질문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건희 여사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이후 약 9개월 만에 부부가 같은 법정에서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 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혐의 사건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에서 김 여사가 출석하면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고 사전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언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질문 기회는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이날 출석을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증언 거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재판에서 자신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략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그 재판에서 김 여사는 자신이 연루된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이번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같은 사건으로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본인의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법조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이 부부가 같은 법정에서 대면하는 첫 번째 경우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지난달에 각각 다른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같은 날 중앙지법에 출석한 적이 있지만 법원 내 동선을 조율해 마주치지 않았다. 이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같은 법정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만큼 물리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검찰이 제시한 혐의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58회,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 대가로 2022년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치자금법상 불법 정치자금 제공 및 수수에 해당한다는 검찰의 입장이다.

같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판단은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독점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도 아니라는 이유였다. 한편 김 여사는 통일교 금품수수 관련 알선수재 혐의 중 일부가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 사건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8일로 예정되어 있어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