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가 알바 공고 45% 급감…월세 62만원에 생활고 심화
서울 주요 대학가의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지난해 대비 최대 45% 감소한 가운데 월세는 2년간 21% 급등해 대학생들의 생활고가 심화되고 있다. 학생들은 방을 나눠 쓰거나 먼 지역으로 이사하고 직접 요리하는 등 생활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가에서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월세 등 주거비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학생들의 생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개강 초인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주요 대학가의 식당과 카페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대학생들이 생활비 마련의 주요 수단인 아르바이트 기회를 잃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역별로 구인 공고 감소 폭은 상당히 차등적으로 나타났다. 서교동의 구인 공고가 45.5% 감소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신촌은 37.3%, 혜화는 27.6%, 안암은 24.7% 각각 줄어들었다. 이러한 급격한 감소는 대학가 상권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촌에서 백반집을 운영 중인 한 사업가는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예전의 절반 정도만 찬다"며 "식자재값과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손님은 줄어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주문과 서빙을 혼자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학가 상인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모으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일자리 기회를 더욱 좁혀주고 있다.
주거비 부담은 아르바이트 감소 문제와 맞물려 대학생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6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60만9000원 대비 2.1% 상승한 수치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23년 1월의 51만4000원과 비교했을 때 약 21%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월세가 10만원 이상 오른 셈으로, 대학생들의 고정 지출이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생활비 압박에 직면한 대학생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 대학생은 월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제곱미터 남짓한 원룸에서 친구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며 "불편하지만 월세를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월세를 낮추려고 학교에서 지하철로 40분 떨어진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통학 시간은 늘었지만 생활비 부담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홍대 인근에서 자취하는 한 대학생은 아르바이트 10곳 이상에 지원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자 이달부터 직접 요리해 식비를 절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수입은 없는데 고정비 부담은 커서 식비라도 줄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생활고 심화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기회의 감소와 주거비의 급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학업에 집중해야 할 대학생들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통학 시간을 희생하고, 거주 공간을 타인과 공유하며, 식비를 극도로 절감하는 상황은 교육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 상권 활성화와 함께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