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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6년 장기 집권 오르반, 선거 패배 후 공개 활동 중단

헝가리의 장기 집권자 오르반과 측근들이 4월 12일 총선 패배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외교부 장관 시야르토와 오르반의 딸 부부 등이 해외로 이동하거나 침묵하면서 당선자 마자르의 부패 수사 공약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장기 집권자 빅토르 오르반과 그의 측근들이 4월 12일 총선 패배 이후 공개 활동을 거의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16년간 헝가리의 정치 무대를 지배해온 오르반은 선거 당일 밤 짧은 패배 인정 연설을 한 뒤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르반은 연설에서 자신의 피데스 당이 '고통스러운' 패배를 입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으로서 헝가리를 계속 섬기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이후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과거 16년간 그가 헝가리의 언론과 방송을 지배하며 거의 매일 공개 활동을 벌여온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content": "오르반 정부의 외교부 장관 페테르 시야르토의 행방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진 시야르토는 오르반 캠프의 주요 얼굴로서 평소 매일 소셜미디어에 활발히 글을 올리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선거 당일 오르반이 패배를 인정하는 무대에는 시야르토가 눈에 띄게 부재했고, 이후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반대 진영의 야당 의원 안드레아 바르가-담 박사는 소셜미디어에 '시야르토는 어디 갔는가'라는 질문을 올렸으며, 이 질문은 헝가리 사회 전역에서 회자되고 있다. 시야르토는 선거 막판 유출된 통화 기록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 제재를 약화시킬 의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content":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페테르 마자르 당선자는 오르반과 연결된 엘리트들을 사법 처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캠프를 진행했다. 마자르는 광범위한 부패 혐의와 기자 및 야당 인사 탄압 등 러시아식 통치 방식의 사용을 언급하며 오르반 정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마자르는 시야르토를 '러시아의 전염병 보균자'라고 표현하며 그의 역할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야르토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모스크바를 12회 이상 방문하며 오르반의 친러시아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 선거 후 시야르토는 자신의 페이지 배경만 헝가리 국기로 변경했을 뿐, 그 외의 공식 입장이나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content": "오르반 진영의 핵심 인물들이 해외로 자산을 이동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마자르는 공개적으로 오르반 집권 16년 동안 가장 큰 이익을 본 인물들이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과정에 있다는 미확인 보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오르반의 딸과 사위인 이스트반 티보르츠는 부동산과 숙박업 제국을 축적하며 헝가리의 부자 부부가 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선거 전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가족의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귀국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이주는 선거 결과에 대한 사전 예측과 대비 차원에서의 결정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content": "국제적으로도 오르반에 대한 지지 표현이 축소되고 있다. 선거 전 오르반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항 타르맥에서 뒤돌아서 그냥 걸어가버렸다. 트럼프의 이러한 반응은 과거의 명시적 지지와는 달리 선거 결과에 대한 거리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헝가리 정치 전문가들은 오르반과 그의 측근들이 보이는 이러한 침묵이 향후 법적 책임 추궁에 대비한 전략적 결정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6년간 절대적 권력을 행사해온 오르반 진영이 선거 패배 이후 급속도로 공개 무대에서 물러나는 모습은 헝가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과거 정권의 책임 규명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