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지적에 마스크 벗은 김건희, 계엄 사전 인지 부인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이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의 마스크 착용 지적에 응해 마스크를 벗었으며, 검찰의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법정 증언을 했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 속에서 김씨가 공식적으로 계엄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힌 첫 사례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공판에서 김씨는 증인 신문 중 이 같은 답변을 제시했다.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김씨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언급 여부를 재차 확인하자 "전혀 없었다"고 명확히 부인했다. 이 같은 증언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김씨의 역할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향후 관련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측이 제시하는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진술 거부로 일관했다.
이날 법정에서 주목할 점은 재판부의 마스크 착용 지적에 따른 김씨의 반응이다. 김씨는 검은색 뿔테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입장했으나, 재판부가 "전염병 등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마스크를 쓰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지금 감기가 심하다"고 설명하면서도 마스크를 벗었다. 그동안 자신의 재판과 증인 출석 시마다 마스크를 착용해온 김씨가 재판부의 직접적인 지적으로 마스크를 벗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법정의 절차적 권위 앞에서 김씨가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
한편 김씨는 영부인 시절 검찰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성재 전 장관의 임명 과정이나 2024년 5월의 검찰 인사와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의견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내란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 무마 시도 여부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별로 들은 바 없다"고 짧게 답변하며 추가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번 증인 신문은 약 30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답변하고 핵심 의혹 관련 질문에는 거의 응하지 않은 탓이다. 김씨는 이날에 이어 14일 열리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전직 영부인의 법정 증언이 계속되면서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각종 의혹 규명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검찰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한 김씨의 진술 거부 입장이 재판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