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란드 관계 13년 만에 격상, 방산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13년 만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투스크 총리는 한국을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동맹국이라 평가하며 방산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3년 만의 관계 격상으로, 양국이 정치·외교·경제·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투스크 총리는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은 폴란드에 있어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특히 방위산업 쪽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방위산업 협력을 한층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폴란드는 세계 경제 규모 20위권의 국가로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심 회원국이며, 최근 한국의 K2 전차와 다연장로켓 천무를 대량 구매하는 등 한국 방산의 주요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은 단순한 무기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며 "폴란드 내에 공동생산, 기술이전, 교육 훈련 등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폴란드 방산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의 협력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양국은 방산 협력 외에도 에너지·인프라·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의 신공항 연결 사업과 바르샤바 트램 교체 등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투스크 총리는 식품 산업 협력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한국산 소고기 수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2년부터 한국 정부에 자국산 식료품과 닭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이 이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에서는 국제 안보 상황에 대한 공동 인식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총리님과 저는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 모두 중동전쟁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여러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며 "새로운 평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는 한반도와 유럽이라는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글로벌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략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투스크 총리의 방한은 1999년 예지 부제크 전 총리 이후 27년 만의 방문으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 두 정상은 개인적 삶과 민주화 투쟁 경험을 공유하며 인적 신뢰도 쌓았다. 이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에게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와 그의 반려견을 위한 한복 망토, 부부 학 조형물이 담긴 액자 등을 선물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과 폴란드가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정치·경제·안보 전반에 걸친 실질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음을 의미하며, 특히 유럽에서의 한국 외교적 입지 강화와 방위산업의 글로벌 확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