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항구 해상 봉쇄 선언…유가 100달러 돌파
미국이 이란 항구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WTI와 브렌트유 모두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결렬 이후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의 통행을 차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 조치는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의 봉쇄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이는 주말 사이 이란과 벌인 1차 협상이 결렬된 직후의 조치로, 미국의 강경한 입장 변화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미국의 이번 해상 봉쇄 결정은 단순한 경제 제재를 넘어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 이상이 오가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이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해온 지역이다. 미국이 이 해협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도를 역으로 더 강한 미국의 봉쇄로 대응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트럼프식 협상 전술"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추진해온 '협상의 기술'이라 불리는 강압적 협상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해협 일대의 봉쇄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3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약 8% 상승한 배럴당 104.2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약 7% 올라 배럴당 101.86달러에 거래되면서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의 봉쇄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유 가격의 급등은 국제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미국의 봉쇄 위협으로 인해 운항 경로 변경이나 지연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으로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번 사태의 영향을 직접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 대이란 정책은 향후 중동 정세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일방적 봉쇄 선언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들이 이란과의 경제 관계 유지를 원하고 있어 국제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재개 여부와 그 결과가 국제 원유 가격과 글로벌 경제 안정성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