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속 투자 초고수들은 삼성전자 '풀매수'…40만전자 노린다
중동 정세 악화로 코스피가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 수익률 상위 1% 초고수들은 삼성전자에 가장 많이 매수했다. 실적 악화 우려가 있는 현대자동차와 이미 큰 폭 상승한 삼성전기는 순매도 대열에 올라 초고수들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드러났다.

중동 정세 악화로 코스피가 5800선을 내리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투자 수익률 상위 1% 초고수들의 투자 방향이 주목된다. 13일 미래에셋엠클럽 분석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부터 오전 10시까지 투자 초고수들은 삼성전자에 가장 집중적으로 자금을 몰아줬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에 장중 20만원대까지 내려앉으며 '20만 전자'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지만, 초고수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매수세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일부 증권사가 제시한 '40만전자' 목표가를 믿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2위는 두산에너빌리티로 집계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판가 상승과 SMR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8일 처음 10만원대를 돌파한 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3위와 4위는 대덕전자와 한미반도체가 차지하며,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에 따라 방위산업 기업인 LIG넥스원과 건설업체인 DL이앤씨 등에도 초고수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러한 투자 패턴은 시장 불안 속에서도 성장성과 방어성을 동시에 갖춘 종목들을 선호하는 전문가의 눈을 보여준다.
반면 투자 초고수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현대자동차였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이날 장중 2%대 하락하며 47만원대에 거래됐다. 상상인증권의 올해 전망에 따르면 현대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46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영업이익은 32.9% 하락한 2조4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실적 악화 우려가 초고수들의 외면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전기도 순매도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장중 56만4000원으로 거래된 삼성전기는 지난 3개월간 약 95.16%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장을 기록했다. 주력 상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주가도 함께 뛰었는데, 투자 초고수들은 이러한 주가 호조 속에서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순매도 3위 종목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10일 '100만 닉스'를 회복한 후 102만7000원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이피알과 에쓰오일이 순매도 4위, 5위 종목으로 기록되며 초고수들의 차별화된 선택이 드러났다.
투자 초고수들의 이 같은 투자 행동은 현재의 시장 불안 상황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단기적 악재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성장성을 믿는 종목에 자금을 몰아주는 한편,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대형주나 이미 충분히 오른 종목에서는 과감히 손을 떼는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와 에너지, 방위산업 등 전략적 가치가 높은 업종에 집중하는 경향은 장기적인 산업 구조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문가의 시각을 반영한다. 앞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자 초고수들의 베팅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