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모사드 차기국장에 네타냐후 군사보좌관 고프만 임명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의 군사보좌관 로만 고프만 소장이 모사드 차기 국장으로 임명됐다. 정보관련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자문위원회의 승인으로 확정됐으며, 사이버·기술 기반으로 변화하는 모사드의 역할에 부합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군사보좌관인 로만 고프만 소장이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국 모사드의 차기 국장으로 공식 내정됐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현지시간) 고프만 소장이 오는 6월 2일부터 5년간 모사드 국장직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선은 아셔 그루니스 전 대법원장이 이끄는 고위직 인사 자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되었으며, 자문위원회는 3대 1로 고프만 임명을 찬성했다. 다만 그루니스 위원장은 반대표를 던지며 "그를 모사드 수장의 직위에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서를 첨부했다.
모사드는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함께 세계 2대 정보 집단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핵심 정보기관이다. 전통적으로 해외 첩보와 비밀공작을 담당해온 모사드는 가자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에서 암살, 폭파, 대테러 작전을 위해 정확도 높은 고급 정보를 제공해 왔다. 중동 정세가 군사 충돌을 넘어 사이버·정보전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정보, 외교, 기술이 결합된 안보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모사드는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인공지능(AI) 기반 정보 분석,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 수집, 우방국과의 정보 공유 등으로 임무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간 정보 중심 조직에서 데이터·기술 기반 정보기관으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고프만의 임명은 순탄치 않았다. 전현직 모사드 출신 관리들이 고프만이 정보관련 경험이 없다며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문위원회는 결국 그의 임명을 승인했다. 고프만은 1976년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14세 때 이스라엘로 이주했으며, 1995년 이스라엘 군 장갑병과에 입대해 오랫동안 군 경력을 쌓았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된 가자전쟁 초기에는 국가 보병 훈련 센터 지휘관을 맡고 있었으며, 국경남부도시인 스데롯에서 하마스와 교전 중 중상을 입었다. 이후 지난해 4월 네타냐후 총리의 군사비서관으로 임명되어 군과 정보기관, 정치 권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스라엘의 군사보좌관은 단순한 군사 작전 보고뿐만 아니라 정보기관 브리핑, 대외 안보 의사결정 조율까지 담당하는 사실상 국가 안보 컨트롤타워 실무 책임자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군사작전뿐 아니라 사이버전, 정보 수집·분석, 데이터 중심의 기술 기반 감시 체계까지 포괄하는 역할로 확장되었다. 고프만은 군 작전 경험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총리 직속 보좌관으로서 정보기관 및 외교 라인과의 조율을 수행해온 인물로, 모사드의 변화하는 역할에 부합하는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주요 외신 인터뷰나 공개 발언이 거의 없으며 언론 노출도 극히 제한적이다.
주목할 점은 고프만의 이념적 배경이다. 그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서안지구 정착촌에 위치한 우익 성향의 시온주의 유대교 교육기관 '엘리 예시바'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학교는 종교적 시온주의 노선을 강조하는 대표적 기관으로, 이스라엘 사회 내에서도 강한 정치적·이념적 색채를 지닌 곳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네타냐후의 최근 인사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Shin Bet) 수장에도 시온주의 운동과 연관된 배경을 가진 데이비드 지니를 임명한 바 있다. 군과 정보기관 핵심 보직에 유사한 이념적 기반을 가진 인사를 연속적으로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이념의 일관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