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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휴전협상 15시간 만에 결렬…재협상 여지는 남아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진행한 전쟁 평화협정 협상이 15시간 만에 결렬됐다. 핵무기 포기 문제와 제재 해제 등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양측 모두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한 이란 전쟁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휴전협상이 1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결렬됐다. 협상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15시간 이상 이어졌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측이 우리의 조건을 수용할 의향을 보이는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제 우리는 이곳을 떠난다"고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의 원칙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이란 측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지 아주 명확하게 밝혔다"며 "가능한 한 가장 분명한 언어로 전달했으나, 이란 측은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무기 문제가 협상의 핵심이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그러한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등이 참여했으며,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포함한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란 측 주요 멤버는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최고국가안전보장위원회 위원장,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 거의 모든 수뇌부를 망라했다. 협상은 10일 오후 1시부터 파키스탄 총리와 이란 협상단의 면담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양측 간 요구안의 간극은 협상 초반부터 컸다.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10일 "레바논에서의 휴전과 협상 개시 전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조치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 두 가지 사안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권한, 우라늄 농축 권한 유지, 1차 및 2차 제재 해제, 전쟁 배상금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하는 제재 해제 정도다. 이란 측의 배상금 지급 요구는 통행료 인정으로 갈음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제사회가 이런 방식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불구하고 재협상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밴스 부통령은 "떠나는 이 시점에, 우리는 매우 간명한 제안, 즉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이 담긴 합의안을 남겨둔다"며 협상의 문이 계속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은 "다음 협상 일정과 장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음 협상을 이란 측에서 거론하고, 미국이 자신들의 합의문을 남기고 간 것은 양측 모두 추가 협상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협상 중 뉴욕타임스 등 국제 언론은 협상이 오랜 시간 이어진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진행 중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의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을 해협에 투입해 기뢰 제거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며 이란을 비판했고, "그들의 기뢰부설함 28척 모두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