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트럼프의 에프스타인 성명, 논란의 중심으로 재부상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에프스타인 성범죄 스캔들과의 관계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피해자들은 이를 책임 회피라고 비판하며, 법무부의 불완전한 문서 공개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단에서 예상 밖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제프리 에프스타인 성범죄 스캔들이 다시 정치의 중심무대에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국정 연설을 한 지 채 2주도 되지 않아 같은 자리에 선 멜라니아 영부인은 준비된 성명서를 읽으며 "에프스타인과의 관계를 연결하는 거짓말이 오늘 끝나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즉시 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들을 통해 이란 관련 보도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정치권과 언론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부인의 성명은 예고 없이 갑자기 나온 것으로, 백악관 내부 관계자들도 사전에 이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영부인은 성명서에서 자신이 에프스타인이나 그의 동료 기슬레인 맥스웰과 어떤 관계도 없었으며, 남편을 에프스타인으로부터 소개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에프스타인의 범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마지막으로 에프스타인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기 위한 공개 의회 청문회를 요구했다. 이는 영부인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에프스타인과의 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그동안 자신의 법률 대리인들을 통해서만 관련 의혹에 대응해온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아내가 이러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부인 측 대변인이 대통령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했지만, 나중에 이를 부인하면서 추가적인 의문을 낳았다.
멜라니아 영부인의 성명이 나온 배경과 시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십 년간 에프스타인 사건을 추적해온 저널리스트 비키 워드는 "만약 멜라니아 트럼프가 1년 전 에프스타인 위기의 초기에 이러한 성명을 발표했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다르게 평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드는 또한 에프스타인 관련 문서에서 멜라니아에 대한 언급이 기슬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우호적인 이메일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면서, 왜 이 시점에 갑자기 성명을 발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성명이 갑자기 나온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폭로나 보도가 임박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멜라니아 영부인이 언급한 혐의들은 수년 전부터 돌아다닌 것들이기 때문에, 왜 지금 이 시점에 공식적으로 대응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에프스타인 피해자들은 멜라니아 영부인의 성명에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13명의 피해자들과 버지니아 로버츠 기우프레의 가족이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여, 영부인의 발언이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영부인이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책임 회피이며, 이는 권력을 가진 자들을 보호하는 정치화된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법무부, 수사 기관, 검사, 그리고 여전히 에프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에프스타인으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피해자 마리나 라세르다는 2019년 연방 기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14세의 어린 나이에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공동 성명에 서명한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법무부의 문서 공개 문제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민주당 진영은 법무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너무 많은 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600만 개의 문서 중 법무부는 350만 개만 공개했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법적 제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에프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투명성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시민 단체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멜라니아 영부인의 성명이 이러한 문서 공개 문제를 외면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증언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순한 과거의 스캔들이 아니라,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투명성과 책임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