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재건축 경쟁 심화…'신통기획' vs '착착개발' 정책 대결
오세훈 시장의 '신통기획'과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이 서울 재개발·재건축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신통기획은 규제 완화와 행정 간소화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고, 착착개발은 착공까지 책임지는 밀착 관리와 자치구 권한 이양을 강조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주택 공급 정책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내세운 '착착개발'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라는 공통 목표 아래 상이한 전략으로 맞붙고 있다. 두 정책 모두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을 통해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이지만, 추진 방식과 세부 내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의 속도, 규제 완화 수준, 행정 체계 등에서 상반된 접근을 취하고 있어 향후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시장의 신통기획은 규제 완화와 행정 절차 간소화를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신통기획의 핵심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주민, 자치구, 전문가와 함께 용적률, 건물 높이, 기반 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기획하면서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성을 핵심 요소로 올려놓은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표류하는 근본 원인을 사업성 부족으로 진단하고, 이를 공공이 나서서 보완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35층 층수 규제를 폐지해 목동·대치 지역에는 49층, 압구정에는 50∼70층, 성수전략정비구역에는 50∼69층의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개방했다. 강북 지역에는 사업성을 높여주는 보정계수를 집중 적용하고, 임대주택 비율을 줄이고 분양주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강화했다.
행정 절차 간소화도 신통기획의 주요 특징이다. 기존의 순차적 '이어달리기' 방식 대신 설계와 감정평가 등 동시에 가능한 업무를 병행 처리함으로써 전체 기간을 단축했다. 각종 영향평가를 통합심의로 한 번에 진행하고, 사업 시행부터 관리처분까지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에 소요되던 시간을 기존 5년에서 2년 안팎으로 단축했으며,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 이내로 줄였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350여 곳에 달하며,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용산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 관악구 신림2구역 등 24개 단지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3년 후 3만 가구의 새 아파트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은 신통기획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착공까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정 후보는 신통기획이 호응을 얻었지만 실제 착공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며, 신통기획을 착공까지 책임지는 착착개발로 전환해 속도와 책임감을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착착개발의 핵심은 정비사업 매니저 제도 도입으로, 사전기획부터 착공까지 전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의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해 행정 부담을 줄이고 현장 중심으로 속도를 높이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자치구 역량이 충분하다면 행정 효율성이 높아져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500가구를 시작으로 권한 이양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원오 후보는 또한 시세 70∼80% 수준의 실속형 민간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조합원 이익을 위해 고가로 분양되는 민간 아파트의 대안으로 제안한 것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한 고밀 개발과 지자체의 기반 시설 직접 공급을 통해 건축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토지임대부,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에 리츠(부동산 투자신탁)를 결합하는 등 다양한 금융 기법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정비사업이 불필요하게 멈추지 않도록 하고, 현장이 더 빠르고 책임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으며, "속도뿐만 아니라 안전도 챙기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개발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비업계와 전문가들은 신통기획과 착착개발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 후보도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민간 정비사업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정부와의 정책 조율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주택공급 문제 해결의 핵심은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도 신통기획의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땅이 부족하고 향후 3년간 입주 절벽이 예고된 서울에서는 정비사업을 통한 꾸준한 주택공급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으며, 두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는 차기 서울시장의 집행력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