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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의 관계 악화, 스타머 영국 총리 유럽·중동 동맹 강화 추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악화된 관계 속에서 유럽과 중동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외교 정책으로 전환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중동 순방과 공개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모욕적 발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영국의 국제적 입지 재편성에 나섰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 속에서 유럽과 중동 국가들과의 동맹 강화에 나섰다.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6주 만에 스타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밀한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가운데, 스타머 총리는 새로운 외교 전략으로 영국의 국제적 입지를 재편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초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단행한 직후, 스타머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을 3일간 순방했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영국이 다른 국제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명확한 신호였다.

스타머 총리의 정책 전환은 거의 1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결과물이다. 초기에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여러 차례 노력을 기울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조롱과 모욕에 직면하면서 태도를 급격히 바꾸게 된 것이다. 특히 이란 전쟁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참전을 강요하려는 압박을 가하자, 스타머 총리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4월 9일 I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는 "나는 지쳤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드물게 공개적인 좌절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영국의 가정과 기업들이 푸틴이나 트럼프의 행동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변동으로 불공정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명확한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전체 문명을 쓸어버리겠다"는 욕설로 가득한 위협을 내놨을 때, 스타머 총리는 "그런 표현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의 가치와 원칙에 입각해 행동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영미 간 "특별한 관계"의 근본적 균열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항공모함을 "낡고 쓸모없다"고 폄하한 것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킨 주요 요인이었다. 스타머 총리는 이러한 모욕적 발언들이 장기적으로 영국-미국 관계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외교 전략 전환을 뒷받침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최초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 피터 릭킷스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 동맹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과 더 가까워져야 하고, 미국의 관심이 유럽에서 멀어진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릭킷스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에 대한 폄하적 발언들이 누적되면서 양국 관계에 실질적 손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영국 외교 엘리트들 사이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및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타머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문제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영국은 해협 보안을 위해 군사 자산을 배치하고 미국 없이 국제 회의를 주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영국의 전략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유럽과의 관계 강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경제적·안보적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 EU 및 걸프 국가들과의 더 깊은 동맹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 전환에 따른 위험성도 인식하고 있다. 다만 그는 미국과의 경제 및 안보 관계의 중요성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영국의 외교 정책 변화는 국제 정치의 지각변동을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과 반복적인 모욕으로 인해 영국을 포함한 전통적 미국 동맹국들이 자신의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머 총리의 중동 순방과 유럽 관계 강화 추진은 단순한 일시적 감정 표현이 아니라, 장기적 국익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영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자간 동맹 체계로 전환하려는 이러한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이 서방 진영의 결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국제 정치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