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추경 국회 통과, 미·이란 전쟁 경제 파장 대응
국회가 미·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물가 대응을 위해 26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다. 여야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협력한 결과로,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 대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과 농어민·대중교통 지원 등이 포함되었다.
국회가 10일 26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고물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재정 조치다. 여야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승적 차원의 협력을 보여줌으로써 신속한 예산 처리가 이루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0일 밤 본회의에서 추경 통과를 선포했으며, 여야 원내대표들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번 추경 편성의 배경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2.0%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으며, 물가는 2%대 중후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추경의 재원이 법인세와 증권거래세의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마련되어 국가 재정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추경의 핵심 사업들은 서민 생활 안정과 피해 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야당에서는 초기에 지방선거를 의식한 현금 살포라며 반대했으나, 어려운 민생 경제를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수용했다. 이 외에도 농어민의 유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천억원,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K-패스 50% 할인에 1천억원, 나프타 등 필수 원자재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2천억원이 편성되었다. 이러한 사업들은 애초 지원이 미흡했던 분야들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고유가로 물가는 계속 상승 중이며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아직 스태그플레이션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국제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그러한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율, 물가, 성장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모두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과 민생 안정의 주요 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 통과된 추경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여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내야 한다. 추경은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예산 편성 이상으로 신속한 실행이 중요하다. 정부는 추경 자금의 빠른 집행으로 민생 안정과 피해 기업의 경영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석유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나프타 등 필수 원자재의 수급 안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전환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현재의 위기를 넘어 향후 에너지 안보 강화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