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반대 지지층 향해 '멍청하다' 비난한 트럼프, 마가 진영 분열 심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극우 인플루언서들을 '낮은 IQ의 멍청한 사람들'이라 비난하며 마가 진영 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세대별·정치 관심도별로 나뉜 지지층의 입장 차이가 배경이며, 향후 전쟁의 결말에 따라 분열의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합의 이후 전쟁 비판 입장을 취해온 극우 진영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들을 향해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으면서 자신의 핵심 지지층 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전쟁에 반대해온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캔디스 오언스, 알렉스 존스 등 극우 성향 팟캐스터와 미디어 인물들을 강하게 공격했다. 특히 이들을 향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낮은 IQ다"라며 "그들은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때 자신의 절대적 지지층이었던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이란 전쟁 국면에서 공개 비판으로 돌아선 데 대한 트럼프의 서운함과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대상이 된 인물들은 모두 마가 진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핵심 인사들이다. 칼슨은 전 폭스뉴스 앵커로 현재 인기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반이민, 반개입주의 입장에서 독립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켈리는 전 폭스뉴스 앵커로 친트럼프 보수 인사다. 오언스는 대표적인 흑인 여성 마가 인플루언서이며, 존스는 음모론 중심의 독립 미디어를 운영해왔다. 트럼프는 칼슨을 "망가진 사람"이라 부르며 "예전같지 않다"고 했고, 오언스에 대해서는 외모 평가까지 하며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비꼬았다. 존스에 대해서는 "가장 어리석은 말을 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에 대한 허위 주장을 예로 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더 이상 진정한 마가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마가는 승리와 힘에 관한 것이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이란과 전쟁을 벌이며 미쳐버렸다"며 "나는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캔디스 오언스, 알렉스 존스와 함께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싸웠다. 우리는 변하지 않았고, 변한 건 트럼프"라고 주장했다. 오언스도 트럼프의 비난에 대해 "이제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신랄하게 응수했다. 이는 마가 진영 내 분열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개인적 갈등 수준으로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마가 진영의 분열 배경에는 세대별, 정치적 관심도별 지지층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가 인플루언서 잭 포소비엑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전통 공화당 지지층과 정치에 무관심했던 신규 유권자로 나뉜다"며 "이란 공습이 특히 두 번째 그룹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마가 지지자들에게 외국 개입은 관심 밖이며, 그들은 해외보다 국내 문제를 우선시한다"고 덧붙였다. 1989년생인 오언스 등 젊은 마가 그룹이 트럼프에게 실망을 표현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반면 포소비엑은 "40~45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전쟁 지지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으며,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럼프를 "이란과 미국 국민 모두에게 영웅"이라고 옹호하며 트럼프로부터 직접 감사 전화를 받기도 했다.
다만 마가 분열이 언론의 과장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출신의 팟캐스터 댄 봉지노는 마가 분열설을 "선거 전에 지지층을 분열시키려는 언론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언론이 이란 전쟁 반대 인플루언서들의 발언을 과도하게 보도한다며 불만을 제기한 상태다. 결국 마가 진영의 분열 정도는 향후 이란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후폭풍을 잠재우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11월 중간선거에서 전쟁 회의론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반대론자 마가 진영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의 낮은 국내 전쟁 지지율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